쨍한 햇살에 발등이 따끔거려도,
플라타너스 나무는 제 품을 내어준다
두 팔 벌려 안아주는 그늘 아래
고민 잊고 잠시 잊고 털푸덕 앉으니,
오른쪽은 후끈, 왼쪽 뺨은 간질간질.
아, 바람이다.
고개 돌린 그 시선 끝에
솜털 날개 단 작은 씨앗들,
무심한 듯 보드라운 날갯짓으로
초여름 하늘을 유영한다.
참, 한적하고 좋더라.
“회색달은 아직 완전히 알지 못하는 나 자신을 담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달빛입니다. 나는 이 빛을 따라 조금씩 나를 알아가고, 언젠가 더 선명한 빛으로 나아가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