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직전, 이름이 사라졌다
샘플도 끝났고, 디자인도 마쳤고,
브랜드 이름까지 바꾸느라 우여곡절도 겪었다.
포장 직전, 박스까지 새로 찍었으니
이제 진짜진짜 끝이겠지?
하지만 아니었다.
진짜 일은 이제 시작이였다.
“그냥 팔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창업 전에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근데 막상 출시를 앞두고 보니,
해야 할게 너무 많았다.
– 제품 촬영
– 홈페이지 구축
– 결제 연동
–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채널 세팅
– 고객센터 전화 등록
– 교환/환불 정책 정리
– 약관, 개인정보 수집 동의서 작성…
누가 이걸 다 하냐고?
나밖에 없었다.
가장 먼저 한 건 촬영이었다.
이제 만드는 과정이 끝난거지
팔 준비는 하나도 되어있지 않았다.
우선 프리랜서 거래 사이트인
크몽에서 촬영 업체를 찾았다.
20~60만 원 사이의 견적 중
딱 봐도 가성비 좋아 보이는 곳에 맡겼다.
제품을 택배로 보내고,
이메일로 촬영 컨셉을 설명했다.
“어린이 영양제라서 시선이 확가게 해주세요.”
“장난감처럼 보이면 안되니 신뢰가 가게 해주세요.”
사진을 기다리는 동안
홈페이지 작업에 들어갔다.
여러 회사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곳을 선정했다.
카페24.
'유튜브 강의 몇 개 보고 만들면 되겠지?'
그게 착각이라는건 몇시간 지나니까 바로 알게 되었다.
– 도메인은 따로 사고
– 스킨은 40만 원 유료
– 리뷰 기능, 배너, 결제 연동은 전부 옵션
– 커스터마이징은 따로 돈 줘야 함
‘스킨만 사면 다 되겠지’ 했는데
스킨만 사면 아무것도 안 됐다.
결국 내가 하나하나 새로 배워야했다.
지금 읽으면서 저게 무슨말이야 싶으실수도 있다.
사업을 해보시면 다 알게 되신다.
HTML을 붙잡았다.
우리 어릴적에 컴퓨터 시간에
홈페이지 만들기 했던 수업이 생각이 나는가?
맞다. 그 수업시간의 심화버전을 혼자 하고 있었다.
폰트 하나 바꾸는 데 반나절,
버튼 위치 하나 조정하겠다고 새벽까지 머리를 쥐어 뜯고 있었다.
왜 HTML은 사람의 영혼을 갉아먹는가.
'사업가는 이런거까지 다 배워야해?'
어쩔수 없다. 난 가난한 초보 사업가니까.
홈페이지 작업과 동시에
카카오채널, 블로그,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정책 문서는 공정위 자료 찾아가며 하나하나 썼고,
전화번호는 고객센터용으로 따로 개설했다.
정신은 흐릿했고,
시간은 항상 부족했다.
출시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1년.
돌이켜보면
제품을 개발하는 데보다
출시 직전 한 달이 더 지옥 같았다.
그 와중에
제품 사진이 도착했다.
메일 첨부파일을 열고
하나하나 확인했다.
이제… 진짜 끝 맞지..?
다음화 예고 : 상세페이지 멘붕기
사진은 실망스러웠고,
심의는 돈만 떼이고 거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