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함께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자 / 근심에 싸인 수많은 밤을 /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 울며 지새 본 적이 없는 자 / 천국의 힘을 알지 못하나니...
주께서는 그들을 눈물의 빵으로 양육하시며 많은 눈물을 마시게 하시나이다. 시 80:5
2. 술 취한 저녁. 지평선 너머로 예수의 긴 그림자가 넘어간다. 인생의 찬밥 한 그릇 얻어먹은 예수의 등 뒤로 재빨리 초승달 하나 떠오른다. 고통 속에 넘치는 평화, 눈물 속에 그리운 자유는 있었을까. 서울의 빵과 사랑과, 서울의 빵과 눈물을 생각하며 예수가 홀로 담배를 피운다. 사람의 이슬로 사라지는 사람을 보며, 사람들이 모래를 씹으며 잠드는 밤. 낙엽들은 떠나기 위하여 서울에 잠시 머물고, 예수는 절망 끝으로 걸어간다.
나는 지금 바람 앞에 놓여 있습니다. 바람이 멈추기 전까지 계속 나부낄 테지요. 그러나 나는 알고 있습니다. 저 바람도 내가 나부낄 정도만 불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결국 멈출 것 까지도 말입니다. 비록 내 심지가 머리카락처럼 가벼워 바람에 쉬이 흔들거려도 나를 송두리째 뽑아가진 못합니다. 나는 지금 깊은 못에 빠져있습니다. 하지만 이 어둠과 지독한 연애 중인지도 모릅니다. 온몸으로 부딪치며 기다려 보겠습니다.
_ 지독한 연애 / (c) 슬로우 스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