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럽하우스 Clubhouse>는2020년 3월 출시된 음성 소셜미디어로, 영상이나 글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음성으로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Bloomberg)가 '틱톡은 잊어라. <클럽하우스>가 소셜미디어의 차세대 스타다.(2021.1.26)'라고 말했듯이 <클럽하우스>의 화제성이나 성장 속도는 틱톡이 등장했을 때 만 큼 강력하다. 지난 2월 1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클럽하우스> 토론에 참여하여 화제가 되면서 앱 사용자가 빠르게 늘었는데, 2020년 말까지 60만 명이던 전 세계 가입자가 올해 2021년 2월 10일 기준으로 600만 명으로 무려 10배 솟구쳤다. <클럽하우스>는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 참여할 수 있어서 소위 말하는 ‘인싸’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현재 애플의 아이폰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으며, 중고거래 플랫폼에 초대장을 판다는 글도 자주 눈에 띈다. 이쯤이면 돌풍을 넘어 열풍이다.
<클럽하우스>는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채팅방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대화방을 만들어 사용자를 초대하면 방을 만든 모더레이터와 스피커, 리스너로 역할이 나뉜다. 모더레이터는 대화의 흐름을 조절하거나 중재하면서 모더레이터가 지정한 스피커에게 발언권을 주며 서로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고, 나머지 청취자들은 이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구조다. 유명인이나 전문가의 방에는 사람들이 수백, 수천 명씩 몰리기도 해서 토론 기능이 보태진 강연의 형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작가, 유튜버 등 이른바 셀러브리티(celebrity)나 인플루언서(influencer)들이 <클럽하우스>에 덤벼들다 보니 벌써부터 권력화 된 소통방식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클럽하우스> 특유의 폐쇄성이 수직적인 소통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인데, 비유하자면 '꼰대 스피커' 등장이다. 이들은 발언권을 얻었을 때 좀처럼 말을 끊지 않거나, 잘난 척을 하거나, 모더레이터 역할에도 주저 없이 개입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이러한 <클럽하우스>와 사용자의 경향을 두고 "비대면 시기에 음성 소통 SNS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면서도 "초대장부터 발언권을 얻기까지 꾸준히 누군가의 허락을 구해야 하는 만큼 수직적 소통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마침 지인이 내게 <클럽하우스>를 추천했다. 다양한 주제방이 있는 만 큼 분명 관심 있게 들을 수 있을 거라며 말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삼성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나오면서 더 이상 난 아이폰 사용자가 아니었기에 지인이 경험한 <클럽하우스>에 관해 짧게나마 대화할 기회가 생겼다.
<클럽하우스> 가입 약 열흘 정도. 현재까지 자신도 그렇지만 자신의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개인작업을 하면서 듣는데 라이브 팟캐스트를 듣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주제, 모더레이터, 스피커에 관해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라면 귀 기울여 듣는데 어렵지 않겠지만 보통 1~2시간 이상 대화가 진행되므로 집중하지 않으면 내용과 흐름을 놓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다가 매력적인 어그로(aggro)에 끌린 대화방이 있었는데, 대화 종료까지 2시간 이상 소요됐지만 유익했다고 말했다. 다름 아닌 2,4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현대카드의 비전을 담아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카드가 공간을 만드는 이유’를 다룬 주제방이었다. 지난 6일 클럽하우스에 가입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클럽하우스> 팔로워 수는 가입 10일 만에 11,700명을 돌파했다니 역시 Ted 다운 수치다.
어쨌든 정태영 부회장이 '시나리오가 없이 생명력 넘치는 소통이 가능했다'라고 <클럽하우스> 경험 소감을 밝혔는데, 지인 또한 디자인 전문가와 현대카드 관계자 등 여러 스피커와 Ted(정태영 부회장) 간 대화가 자칫 경직되기 쉬운 토론 형태가 아닌 토크 콘서트처럼 편안하고 귀가 즐거웠다고. 아마도 당분간 '클라밸('클럽하우스'와 '삶의 균형'이라는 신조어)'할 것 같은 지인의 인스타그램 인증샷을 보니 아, 나 다시 아이폰으로 갈아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