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일전에 브런치에서 조회수 1,000이 넘었다는 알람을 받은 적이 있어 설레는 마음으로
잠금해제를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푸시 알림을 들여다본다.
허허. 머쓱하다. 너무나 맞는 이야기라 반박할 수 없어 바로 브런치에 접속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팀)
사실 이 알림은 처음이 아니다. 처음 이 알림을 받았을 때에는 그날 저녁에 바로 브런치와 마주 앉았고 글 발행까지 갈 수 있었다.
두 번째 이 알림을 받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생각에 주제는 '나는 왜 꾸준하지 못한가'였다.
생각과 동시에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지금에 글을 쓴다. 과연 어떤 마음이 나의 꾸준함을 가로막는 것일까?
최근 사업을 시작하며 성장 스토리를 책으로 만들 생각에 신이 나서 당차게
<baby boss의 대표 놀이>라는 매거진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정말 사업이 처음인 나의 스토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독자들 앞에 섰다. 하지만 몇 개의 글을 올리며 시작을 알리고 그다음에는 독자들 앞에 서서 우두커니 서있기만 했다.
나는 브런치에 <스타트업 경험담> 카테고리에 있는 글을 즐겨 읽는다. 많은 사람들의 비즈니스를 보고 있자면 부럽기도 하고 공감도 된다.
"맞아 맞아! 나도 그래!", "오! 나도 이렇게 해보면 될까?"
한편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선배 대표님들이 부럽다.
하지만 선배 대표님들도 나처럼 처음 시작이 있었을 것.
나도 언젠가 멋진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기대를 하며 현실로 돌아온다.
굳게 다짐했건만 나는 왜 글을 연재하지 못하고 있을까?
우선 내가 글 연재를 위해 했던 일들을 정리해 보았다.
1. 매거진 콘셉트 구성
2. 사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사건 정리
3. 글 연재를 위한 제목 나열
4. 하나씩 글로 풀어내며 연재
지금 정리하고 보니 괜찮아 보인다. 나름 글감을 쏟아내 놓고 연재를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껏 쏟아둔 글감들을 확인해보자.
왜 이 이야기들이 발행되지 못하고 작가의 서랍 속에서 꿈뻑꿈뻑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일까?
이번에 발행하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있는 글이 하나 있다.
제목은 <우리의 꿈이 펼쳐질 공간>이다. 우리가 사업을 시작하는 공간을 찾게 된 내용을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 글을 벌써 3주째 발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계속되는 실패. 여러 공간을 알아보러 다녔지만 계약이 불발이 되고 조건이 맞지 않아 계속해서 우리의 공간이 확정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에 공간이 생겼다는 글을 쓰고 싶어 계속해서 미루고 있었고 실제로 공간을 찾아 계속해서 발로 뛰고 있었다.
글에 제목이 정해지고 계속해서 바뀌는 상황. 그리고 보여주고 싶은 결과. 이것이 나의 글 연재를 막아서고 있었던 것 같다.
최근 프로세스 이코노미라는 책을 읽었다. 결과 위주의 사업 운영보다는 과정 위주의 사업 운영이 강력하다는 내용의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방법이 떠올랐다. 실패하는 과정을 올려보는 건 어떨까?
나는 그동안 연재를 미루면서 멋진 결과를 글로서 알릴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실패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는데 이 소중한 경험들을 무시하고 나는 결과만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연재를 실패한 이유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 실패에 대한 이야기가 글로 써지고 있다. 이쯤 되면 '실패'라는 단어를 '과정'으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연재를 꾸준히 하고 앞으로 나아갈 테니.
아직도 공간을 확정 짓지 못한 지금도 나는 과정을 만들어 내고 있는 중이다. 손해도 있었고 마음에 상처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찾아가다 보면 나만의 지도가 그려지고 결국엔 책이 나오지 않을까.
혹시 자신의 스토리를 글로서 풀어나가며 막히는 부분이 있는 작가님이 계시다면 그 막히는 순간마저도 작가님에 스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브런치에서 이야기한 '꾸준함'을 이어가는 방법을 찾았으니 '재능'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글로 풀어내는 일만 남았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브런치.
혹시 이 글을 읽는 꾸준한 선배 작가님이 계시다면 조언 혹은 응원 댓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 또한 작가님들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