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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 Jan 30. 2022

여러분의 고향은 어디인가요?

점점 잊혀가는 고향

먼저 제가 이번 글에서 풀어볼 '고향'에 대해 같은 곳으로 보기 위해 사전적 정의를 적어보았습니다.

고향
(故鄕)

1.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
2.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3.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마침 제가 고민하기 시작한 마음에 고향에 대해 네이버 예문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현대인은 마음의 고향을 잃은 채 살고 있다.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라는 의미로써 고향의 예문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글을 읽고 한 번씩 나만의 고향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출생지가 고향일까?


일반적으로 저희가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묻는 말이 있죠.

'고향이 어디세요?'

대부분은 내가 태어난 곳을 이야기할 겁니다. 그리고 그곳에 대해 많은 추억을 가지고 그리워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출생지를 떠나며 서울에서 직장을 구하고 멋진 삶을 꾸려볼 생각에 고향은 '돈 많이 벌어 돌아가 정착할 곳'  정도로 여겼습니다.

치열하게 살아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돌아가 정착해 살아갈 곳으로 생각했죠. 


그때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그런 상상. 

나의 출생지는 강원도이니까 다시 강원도로 돌아가겠죠. 그곳이 저의 마음의 고향일까요?


강원도로 돌아가 정착을 해도 제 집과 가족이 있어 행복하겠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환경도 사람도 많이 변해있을 겁니다. 학창 시절을 보냈던 출생지에 친구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자신만의 정착지를 찾아 떠났을 테고 이미 그곳에 정착해 있는 사람들에게 저는 그저 외지인으로 보일 것 같았습니다.


내가 강원도로 돌아간다고 그곳 사람들이 저를 반갑게 받아주고 함께 어울려야 할 이유도 없어 보였고 그런 것을 바라는 제가 염치없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출생지라는 이유만으로는 제가 정착할 곳으로써 마음의 고향의 역할을 할 수 없어 보였습니다.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해 보입니다.


부모님의 고향


사전적 의미로 보았을 때 또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부모님의 고향입니다. 

부모님이 살아온 곳을 저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 가능할 것도 같았습니다. 조상들이 살아오며 만들어낸 지역의 관계 네트워크를 물려받는다면 돈을 많이 벌어 돌아가 자연스럽게 그곳에 정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역의 관계 네트워크를 그대로 물려받는다면 제가 도와야 할 일, 도움받을 일을 함께 해쳐나가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충분히 그곳을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고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여길수 있겠죠. 


하지만 관계 네트워크를 물려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들인 조상님들의 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지 외지로 떠난 제가 물려받는다면 복잡한 관계와 오랜 시간 동안 맺어진 신뢰를 모두 유지해 나갈 수 없습니다. 모두 부모님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정착할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은 어디일까?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해석이 참 좋습니다.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 따뜻함이 느껴지면서도 언제든 지치고 힘들 때 돌아가고 싶은 그런 안전한 느낌이 듭니다. 

강원도 출신인 저는 서울생활을 하며 많은 외로움과 경쟁 속에서 조금은 평온하고 안전한 곳을 찾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백만장자에 꿈을 가지고 올라간 서울 생활은 나를 끊임없이 밀어붙였습니다. 하나의 목표였던 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삶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떠나온 거제도 생활. 이곳에서 나의 생활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시금 고민하고 즐겁고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찾아 헤매던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즐거운 동네입니다. 내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다는 밥은 먹었는지, 낚시는 다니는지 그런 일상적이고도 따뜻한 말이 오고 가는 곳입니다. 


물론 이러한 것이 가능하려면 경제적인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돈을 위한 마구잡이 일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면 이 또한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돈이 되는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단 이 생활을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는 이로운 일을 하기 위해 공부하고 일거리를 만들어 낸다면 저와 같은 사람들이 모이고 더 많은 사람들과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매거진에서는

강원도에서 태어나 성인이 되어 고향을 떠나 서울생활 13년을 보낸 후 거제도에 내려오기까지의 여정 속에서 제가 느낀 지역생활과 정착지에 대한 글을 연재합니다.


꼭 한 곳에 정착해야 할까?

고향을 바꿀 수 있는 건가?

한 곳에 오래 살아야 가능한 걸까?

꼭 함께 살아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내 마음속 고향,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기 위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글을 연재합니다. 


함께 찾아가 봅시다. 마음의 고향. 안전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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