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_인요가 수련의 원리
지난 편지 잘 받으셨나요?
드문 아침에, 낮의 틈에, 조용한 저녁에 어디선가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를 상상하며 편지를 쓰는 일이 생각보다 더 설레는 요즘이에요.
저는 지금 강원도 정선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가까이에 둔 웰니스 리조트에서 요가와 명상을 나누는 일을 해요.
이곳에서의 시간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앞으로의 편지에서 틈틈이 들려 드릴게요.
'리조트'에서 '요가' 수업을 한다고 하니 왜인지 자유로운 생활을 할 것 같지만 글쎄요...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약속된 월급을 받는 그야말로 직장인이랍니다. 리조트에 머무는 투숙객을 위한 수업을 하는 것이 주요한 업무이고 그밖에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기도,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도, 필요한 서류 작업을 하기도 해요.
자주 서울을 오가며 관심 있는 교육을 듣곤 하는데, 지난 해 늦가을 평소 좋아하는 예슬 선생님의 요가 워크숍이 있어 얼른 신청했어요.
따뜻한 우리의 선생님께서 앞으로 어떤 수업을 하며,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물어오셔서 모두 같이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저는 의외로 별 고민 없이 답을 할 수 있었는데요.
요가를 내내 심각하지 않게, 즐겁게, 다정한 마음으로 나누고 싶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 리조트에서의 요가 수업이 참 좋습니다. 대부분 요가가 처음인, 다수의 보통 사람이 요가가 이렇게 재미있는 건지 몰랐다며 말하고 돌아갈 때의 행복이 얼마나 큰지 몰라요.
그렇기에 이곳에서는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안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입니다.
올해는 제가 속한 팀에서 명상 과학을 비롯하여 운동과학 기반의 프로그램을 조금 더 제공하고자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어요. 물론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수학의 시옷자, 과학의 기역자만 봐도 어지러운 문과생으로, '요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한가?(그 일이 필요한가?)'하는 질문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 채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답니다.
인요가를 공부하기 전이었다면 그 이해가 훨씬 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인요가를, 너무 좋은 이 요가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하기 위해서 제가 체감하는 혜택 이전의, 조금은 낯설고 새로운 인요가 수련의 원리를 받아들여야 하더라고요.
우선 모든 인요가 책에서, 그리고 인요가를 나누는 선생님들은 독립된 수련으로 인요가'만' 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으며, 인요가 자체만으로 완벽한 수련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인요가는 균형을 맞춰주는 수련이에요.
특히 경쟁적이고 바쁘게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밖으로 많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들에게 고요하고 차분하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중략)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와 하타 요가를 비교하면 하타 요가는 비교적 음적입니다. 하지만 하타 요가와 리스토러티브 요가를 비교하면 하타 요가는 상당히 양적인 움직임이에요. 이렇게 음과 양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맥락 안에서 변하는 것이며,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두 면이 다 있어야 온전한 하나의 동전이 되는 것이죠.
이 개념은 우리 몸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는데요.
몸 안에서의 위치, 밀도, 유연성이나 온도 등의 맥락에서 양적으로 분류되는 조직은 조금 따뜻하고, 말랑하고, 생기있는 느낌이지 않나요?
촉촉하고 탄력적인 근육(양조직)은 반복적이고 리듬감 있는 움직임을 통해 발달시킬 수 있어요.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운동은 이렇게 이루어집니다.
반면 건조하고 덜 탄력적인 인대나 뼈, 관절과 같은 음의 조직은 근육과 같은 방식으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손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더 부드럽게 적절한 압력을 가해야 하죠.
인요가를 아직 한번도 해보지 않았거나, 언젠가 처음 하게 된다면 이 문장만 기억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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