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조지 소로스는 현대 금융계의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이 책에서 그는 단순한 투자 기법을 넘어 자신의 철학과 사고방식을 공유합니다. 그는 본문 전반에 걸쳐 현실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소로스의 철학적 사고는 오류성(fallibility)과 재귀성(reflexibity) 두 가지의 개념이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류성은 인간의 인식이 본질적으로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을 둘러싼 환경은 복잡하고, 인간의 감각기관과 인지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실의 일부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받아들인 정보를 뇌가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축약과 해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왜곡이 발생합니다.
재귀성은 개인이 현실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현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재귀성은 특히 사회과학에서 두드러집니다. 참여자들의 인식이 변함으로 사회 흐름이 바뀌고, 다시 참여자들의 인식이 달라지는 순환적인 과정입니다.
자연과학은 사회과학과 달리 일반적으로 재귀성이 없으며, 법칙에 대한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현상은 불변합니다. 다만 미시세계에서는 관측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 이를 재귀성이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로스는 인간이 현실을 부분적이고 왜곡되게 받아들이며(오류성), 이러한 불완전한 인식이 다시 현실에 영향을 끼치므로(재귀성) 불확실성이 증가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는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현실과 인식의 괴리를 끊임없이 좁힐수록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인지 기능은 현실을 이해하고 그 작동 방식에 관한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관찰하고 분석하며 이해하려는 본질적인 노력입니다.
반면 조작 기능은 개인의 사고와 행동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입니다. 이는 사회적 현실이 참여자들의 인식과 행동에 의해 형성되고 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소로스는 이 두 기능 사이에서 인지 기능이 조작 기능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실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그리고 객관적으로 현실을 받아들일수록 의도에 가깝게 현실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쟁에서 정보 수집이 중요하고, 전투에 앞서 탐색전이 필수적인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상황 파악이 효과적인 행동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대리인 문제는 주인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대리인이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현상입니다. 작게는 회사에서의 근무 태만부터 대기업, 정부에서의 횡령 등 대리인 문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공산주의의 실패는 대리인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대의민주주의 역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주목할 점은 시장 경제 또한 대리인 문제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시장이 정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정치 영역의 대리인들이 공동의 이익보다 특정 이익집단에 유리한 결정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대리인 문제는 위임받은 자와 위임한 자의 이해관계가 불일치하는 데서 기인하므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리인이 주인의 이익을 대변하도록 인센티브를 도입하거나, 대리인이 주인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역 인센티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적인 해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