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이 정도면 잘했어."
"어렵겠지만, 잘하자."
가정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 어디서든 '잘했다'며 칭찬과 격려를 전합니다.
예상보다 혹은 노력한 만큼의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어 '잘했다'라고 칭찬을 합니다.
예상보다 혹은 노력한 만큼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잘했다'라고 격려를 합니다.
오늘도 훌륭하게 이뤄냈으니까 내일도 '잘하자'라고 합니다.
오늘은 아쉽게도 부족했으니까 내일은 '잘하자'라고 합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모두 '잘했고 잘하자'라며 서로를, 스스로를 응원합니다.
혹시 '잘했어, 잘하자'에서 '잘'이 없으면 어떨까요?
"이 정도까지 하느라 애썼어."
"어렵겠지만, 해보자!"
"모든 좋으니까, 그냥 가보자?!"
때로는 '잘'이라는 평가가 전제된 말보다, 온전히 '행함' 그 자체를 바라봐 주면 좋겠습니다.
그냥 습관처럼 자신과 서로를 위해 쓰는 말인데, 예민하고 빡빡하게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라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럴 필요가 있는 마음이 있습니다.
세상이 쉽게 이야기하는, 누군가는 습관처럼 내뱉는 '잘했어, 잘하자'에 자신 없고 숨고 싶은.
그래서 가끔은 '잘'을 빼고, '있는 그대로' 하고, 심지어 못해도 괜찮았으면 좋겠습니다.
발라드를 좋아하는 덕분에, 요즘 '우리들의 발라드'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있습니다.
화려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입시 5수생'이란 타이틀을 가진 참가자의 노래와 주변분들의 이야기가 '진짜' 격려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음정이 다소 불안했다는 평가가 암묵적으로 있었음에도
"굳이 학교를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목소리일까?"
"입시만을 위한 노래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음악이든, 일이든, 공부든 그 영역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잘하는'것은 중요합니다.
다만, 우리의 노력, 간절함, 슬픔까지 그 기준에 맞게 '잘하는'것으로 평가되거나 폄하되지 않고, 때로는 '그렇게 했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보듬어 주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