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by 앓아야 안다

올해로 두 딸이 중등 1학년, 초등 4학년이 되었습니다.

초등 4학년 둘째가 어쩔 수 없이 수학 문제를 풀면서, 잔뜩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합니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


정답을 맞히기 위해서, 아이와 저는 '없던' 인내심을 끌어냅니다. 아이는 원하든 원치 안 든 '정해진' 답을 찾아내고, 억지로 다음 문제를 풉니다.


문득, 그깟 수학 문제의 '정해진' 답을 찾기 위해, 아이와 얼굴을 붉히고 있는 저를 봅니다.


저 또한 매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의 시간들을 겪었고, 지금도 그 과정에 있습니다.


, 고등학교 시절, 노력해도 매번 제자리걸음인 성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대학 진학 후,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감정과 열등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입사 후, 주변 동료와의 경쟁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결혼 후, 남편, 아빠, 아들로서 최선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무언가로 계속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저는 매번 '정답'을 찾으려 했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때론 정답도, 방법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모르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저는 아이와 함께

'모를 수도 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을 아는 것' 역시 배우는 거라며 얼버 무려 넘어갑니다.


그리고 다시 질문으로 돌아 갑니다.



"네가 답을 맞히려는 욕심 때문에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야. 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질문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한기다. 왜냐하면 틀린 질문에서는 옳은 답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지."

-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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