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최근 미세먼지가 극성입니다. 이제는 ‘재난’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고농도 미세먼지는 국민의 일상과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가 되었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차량2부제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 제도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둘러싸고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 우세한 가운데, 적지 않는 사람들이 민간차량2부제의 시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심각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데요.
민간차량2부제, 왜 논란이 되었을까요?
오늘의 논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로서
민간 차량2부제를 시행해야 한다."
차량2부제란 홀짝제라고도 불리는데, 차량번호가 홀수, 짝수인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짝수인 날은 차량번호가 짝수인 차량만의 운행을 허용하고, 홀수인 날은 차량번호가 홀수인 차량만의 운행만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현행 미세먼지특별법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발령되면 공공, 행정직원의 차량에 대해 의무적 2부제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정부가 도입하고자 하는 민간 차량2부제란 영업용 차량을 제외한 민간차량에 대하여도 의무적 2부제로 확장하여 실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 제도의 도입에 대해 왜 반대하는 것일까요?
찬성 측과 반대측의 주장과 근거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2016년 5월 NASA와 국립환경과학원의 한반도 대기오염 조사에 따르면, 국내 미세먼지의 52%가 국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국내 미세먼지의 원인은 수도권의 경우 경유차가 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처럼 세간의 인식과 달리 미세먼지 사태의 주요원인은 국내적 요인에 있고 차량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처를 통해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국내 및 해외의 성공적인 사례를 통해 차량2부제는 미세먼지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대기환경학회에 따르면, 2002년 월드컵 당시 수도권 차량 2부제 시행으로 교통량이 19.2%가 줄고, 미세먼지 농도가 21%가량 감소되었습니다. 또한 원주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차량2부제가 의무시행된 최근의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강릉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2016~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가량 감소하였습니다.
중국에서도 같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 베이징 적색경보 발령 당시 차량 2부제 등으로 인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17~25%가량 감소되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미세먼지 사태를 해결하고자 취할 수 있는 조치 가운데, 민간 차량2부제는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은 해결방안입니다.
미세먼지 사태의 또다른 요인으로 지적되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경우 외교적 문제로 인해 현실적인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습니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장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감소시키고, 교통량을 차츰 감소시키며, 배기량이 불량한 상태의 차량을 줄이는 등의 노력은 현재 직면한 미세먼지 사태에는 별 효용이 없는 이상론에 불과합니다.
반면, 차량2부제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과 경제적 활동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기초는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현재 공공, 행정직원 소유 차량에만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차량2부제의 경우에도, 외교용, 환경친화적 자동차, 기타 기관장이 공무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차량 등에 대하여 적용예외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를 민간차량2부제에 맞게 수정하여 적용한다면 불편 및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대기오염지도를 통해 한눈에 알 수 있듯이,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은 중국발 미세먼지입니다. 이는 실시간 대기오염지도를 통해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연구결과로부터 알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국내 미세먼지농도가 중국 공기에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국내보다 국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9년 1월 중순 한반도를 덮은 미세먼지의 69~82%가 중국발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국내 요인에 대한 대책인 민간 차량2부제가 아니라,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그마치 민간차량 절반의 운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민간 차량2부제는 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부담을 줍니다. 특히 차량을 영업수단으로 이용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경우 이는 치명적입니다.
설령 운송업에서 쓰이는 영업용 차량을 예외로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차량이동이 필수적인 각종 영업직, 출장이 잦은 직종,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퇴근하기 어려운 직장인 등과 같이 소위 ‘영업용 차량’으로 인정되지는 못하지만, 실제로 ‘생계형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의 차량2부제로 인하여 그 생계가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차량은 이동수단일 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생계수단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상당수의 국민은 출퇴근, 혹은 통학을 차량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상생활과 분리할 수 없는 필수적인 이동수단인 차량의 이용이 제한된다면 일반 국민의 큰 불편이 초래됩니다.
수도권 가구통행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광역통행(동일생활권인 대도시권에서 지역주민들이 시․도 경계를 초월하여 이동함에 따라 발생하는 통행)은 2010년 1,000만 명에 이르고 이후로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증가세를 대중교통이 감당하지 못해 출근길이 매우 혼잡해진 현재의 상태에서 차량2부제를 실시하는 것은 출퇴근의 불편을 매우 심화시킬 것입니다.
또한 지방의 경우, 소수의 대도시만이 지하철 노선이 구비되어 있는 등 대중교통 자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차량제한은 이동의 불편을 넘어, 이동의 불가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찬성과 반대 입장 모두를 고려했을 때, 여러분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