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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디베이트 Sep 09. 2019

청소년 처벌, 강화해야 할까?

소년법에 대한 토론 준비 : 법률 정보 검색


얼마 전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11명의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도 나이가 어린 피해자가 안전한 울타리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끔찍한 범죄에 장시간 노출됐다는 것에 가슴아파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나아가 마찬가지로 나이가 어린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이야기도 많이 대두되었다. 즉 이 가해자들이 천인공노할 죄를 저질렀으므로 소년법에 의해 가벼운 형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현재 가해자 11명 중 4명은 구속기소, 4명은 불구속 기소, 3명은 소년부로 사건 이관이 된 상태이다.) 이처럼 청소년 범죄가 발생하면 우리는 흔히 소년법에 대한 논란을 생각하게 된다.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기 위하여 환경 조정,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및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적시해 놓은 법률이다. 이 법에 대한 논란은 왜 거세게 일어나게 되는 걸까?      


소년법에 대한 논란은 갈수록 청소년이 저지르는 범죄의 수가 늘어나고, 강력범죄 등 잔혹한 범죄 수법이 늘어나고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다. 요즘 청소년들은 옛날에 비해 신체적으로도 성인에 버금갈 만큼 발육이 빠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여 ‘알 만큼 아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신체적·정신적 성숙 상태를 들어 범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2018년 12월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만 14세∼18세 학생이 저지른 폭력범죄는 총 1만6000여건으로 2016년보다 1400여건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2017)' 보고서에 따르면 소년범죄자들 중 전과 4범 이상의 재범률은 2007년 6.9%에서 2016년 15.3%까지 증가하여 재범률도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법무부가 밝힌 '2019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18세 이하 소년범죄 중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흉악범죄는 소년인구 10만명 당 2016년 35.7건에서 2017년 38.1건으로 6.7% 증가했다. 또 소년 폭력사건도 소년인구 10만명 당 2016년 207.7건에서 2017년 231.2건으로 11.3% 증가했다고 한다.      * 정보 출처 :  "중·고교 남학생 11명 초등생 상습 성폭행, '소년법 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시아경제, 2019년 8월 27일 기사, 한승곤 기자



이와 같은 현실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하는 바로 그 “문제의식”에서 토론은 출발한다.  “청소년 범죄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제로 토론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토론을 준비할 때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소년법에 관하여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다. 법은 사회질서를 지키고 구성원 간 갈등을 방지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청소년 범죄’라는 사회문제는 소년법이라는 법률과 필연적으로 연관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법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검색해야 할까? 


『토론, 설득의 기술』에 따르면 법률 정보 검색은 법제처에서 운영하는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이용하는 것이 좋다. 법률 원문을 쉽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활법령”과 같은 메뉴에서는 현행 법령을 쉽게 풀이해놓고 있어서 정보를 찾는 데 아주 유용하다.     



이렇게 법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때에는 법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법은 헌법→법→시행령→시행규칙 순으로 구체화된다. 그리고 법 집행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은 별표를 통해 제시한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헌법」 제96조에 따르면 ‘행정각부의 설치·조직과 직무범위는 법률로 정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에 따라 「정부조직법」 등으로 행정각부를 정하고 있다. 그리고 그 행정각부 하위의 조직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에서 찾을 수 있고, 정원은 별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토론, 설득의 기술』 142-143쪽     


예를 들어,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을 찾아본다면,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까지 모두 찾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법을 검색할 때에는 개정일자와 시행일자를 확인해서 최신 법을 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년법의 경우 "소년법 [시행2018. 9. 18.] [법률 제15757호, 2018. 9. 18., 일부개정]"이라고 표시돼 있는데 이는 2018년 9월 18일 법 내용 일부가 개정되어 2018년 9월 18일부터 시행된 법이라는 정보를 알 수 있다. 



소년법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검색하는 토론 준비과정은 강력한 주장과 근거를 잡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청소년 범죄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은 처벌 강화가 청소년 범죄율을 낮추는 실질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소년법에 의한 처벌이 약하다보니 이를 악용하여 강력 범죄를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소년들도 충분히 옳고 그름을 판별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한다.      


이에 반대하는 입장은 처벌 강화가 청소년 범죄율을 낮추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이 조치가 실효성이 없을 거라고 주장할 것이다. 이 입장은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게 교화를 통해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또한 반대 측은 청소년들은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과 그에 따른 행동 통제 능력이 성인만큼 발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어느 정도로 잘못된 것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과 동등하게 처벌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소년법, 청소년 범죄 처벌에 관하여 이처럼 양 측의 입장이 대립하는 토론을 통해서 우리는 문제에 대해 다방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토론, 설득의 기술』은 토론 준비 과정 및 실전 토론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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