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chaelKay Mar 05. 2019

# 93. 미션 임파서블

2019년 3월 4일

 

햇살이 대지를 한껏 달구어놓은 시각, 창밖을 보니 나뭇가지는 흔들림이 없다. 풍속은 1m/s, 어제 그렇게 불어대던 바람이 오늘은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미세먼지가 연일 전국을 강타 중이라는 뉴스에 비하면 오늘 경남 김해는 청정지역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수준이다. 미세먼지는 36㎍/㎥, 초미세먼지는 12㎍/㎥를 가리키고 있으니 이만하면 충분하다. 
 
제제는 말끔히 식사를 마쳤다. 현관으로 이동하면서 비타민까지 입에 털어 넣고 우물거리는 걸 보니 어떤 마음가짐인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제제의 팔꿈치와 무릎에 보호대를 착용시켰다. 느슨한 곳은 없나 꼼꼼하게 살핀 후에 마지막으로 헬멧을 건넸다. 혹시 몰라 장갑은 주머니에 넣었으니 준비는 끝났다. 이제 출발할 시간이다. 
 
"제제, 준비됐어?" 
 
"응!" 
 
"그럼 가자." 
 
보조바퀴에 안전 손잡이까지 달려 있는 자전거지만 우리의 분위기는 자못 진지하다. 자전거 한 번 타러 나가는데 영화 '미션 임파서블'이라도 찍을 기세다. 
 
 
#46개월 #제제 #아빠육아 #육아이야기 
#자전거_한_번_타기_참_힘들다
#올_시즌_제제의_첫_라이딩



제제의 올시즌 첫 라이딩.


2018년 6월에 제제는 처음으로 자전거를 접했어요. 사진으로 보니 지금보다 무척 어린 느낌이죠?
아빠랑 매일 소풍 가느라 바빠서 자전거를 자주 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실력은 늘더군요.
여전히 보조바퀴와 안전을 위한 손잡이까지 달려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제법 잘 타요.
올 시즌 첫 라이딩 치고는 무척 자연스러웠어요.
천천히 기다리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보조바퀴와 손잡이를 떼는 날도 오겠죠.
잘 먹이고 집을 나섰지만 한 시간 남짓 페달을 밟으니 배가 고픈 모양이더라고요.
과자에 관심이 적은 제제인데 오늘은 편의점에서 과자를 선택했습니다.
먹었으니까 또 달려야죠.
아빠, 오랜만에 타니까 힘들어.
응? 벌써 두 시간 넘었다고?
아이고 나 죽겠다.
피곤하신 분을 위해 요리에 돌입합니다. 오야꼬동의 국수 버전이라고 하면 대충 비슷할 겁니다.
국수를 삶고 닭고기덮밥 소스를 부어주는 거예요.
이렇게 준비한 국물을 올리면 끝. 준비는 길었는데 제제는 5분 만에 뚝딱~! 첫 라이딩 순조로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 92. 점검은 이미 끝났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