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에게 '톡'
아내와 '톡'을 자주 주고받는 편이다.
제제의 체온 변화부터 식사량, 용변, 목욕, 놀이에 관한 이야기를 카카오톡을 통해 수시로 아내에게 보내 둔다. 출근해서 업무 중인 아내는 적당한 시간을 골라 해당 내용을 읽는데, 어린이집 준비물, 필요한 교구나 장난감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상의하고 결론을 낸다.
매일 떠나는 소풍도 마찬가지다. 오늘의 목적지, 출발 시각, 중간 상황, 귀가 여부를 꼼꼼하게 적어서 '톡'을 보낸다. 함께 떠나지는 못하지만 당신이 힘을 쏟아 일하는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다닐 수 있다는 감사의 인사랄까. 제제의 사진 몇 장과 함께 보내는 '톡'에 아내는 힘이 난다며 즐거움이 담긴 답장을 한다.
종종 읽지 않을 때도 있고 다급한 내용이 아니면 답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업무에 바쁜 상황이라고 짐작하기 때문에 되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다만 내가 할 일은 아내가 언제든 확인하고 마음 편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기 때문에 '톡'을 보내는 것은 계속 이어진다.
제제와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톡'을 통한 부부의 소통도 그에 못지않다. 서로 이모티콘을 보내 몇 번씩 상대방을 격려하거나 농담을 주고받다 보면 비록 떨어져 있긴 하지만 곁에 서서 대화하는 기분이 된다.
며칠 전 오후,
제제의 장난감 문제로 아내의 의사를 물었다. 의견을 교환하며 마트에 다녀오기로 방향을 잡았고 출발 직전에 다시 '톡'을 보냈다. 응? 카드로 구입하라고? 내 용돈으로 구입해서 선물하겠다며 한 번 점잖게 튕겨보았지만 아내의 뜻은 확고했다.
돈 굳었다.
앞으로도 '톡' '톡' '톡' 열심히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