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chaelKay Apr 09. 2019

# 98. 아내에게 '톡'

# 아내에게 '톡' 


아내와 '톡'을 자주 주고받는 편이다. 


제제의 체온 변화부터 식사량, 용변, 목욕, 놀이에 관한 이야기를 카카오톡을 통해 수시로 아내에게 보내 둔다. 출근해서 업무 중인 아내는 적당한 시간을 골라 해당 내용을 읽는데, 어린이집 준비물, 필요한 교구나 장난감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상의하고 결론을 낸다. 


매일 떠나는 소풍도 마찬가지다. 오늘의 목적지, 출발 시각, 중간 상황, 귀가 여부를 꼼꼼하게 적어서 '톡'을 보낸다. 함께 떠나지는 못하지만 당신이 힘을 쏟아 일하는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다닐 수 있다는 감사의 인사랄까. 제제의 사진 몇 장과 함께 보내는 '톡'에 아내는 힘이 난다며 즐거움이 담긴 답장을 한다. 


종종 읽지 않을 때도 있고 다급한 내용이 아니면 답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업무에 바쁜 상황이라고 짐작하기 때문에 되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다만 내가 할 일은 아내가 언제든 확인하고 마음 편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끔 돕는 것이기 때문에 '톡'을 보내는 것은 계속 이어진다. 


제제와 즐겁게 하루를 보내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톡'을 통한 부부의 소통도 그에 못지않다. 서로 이모티콘을 보내 몇 번씩 상대방을 격려하거나 농담을 주고받다 보면 비록 떨어져 있긴 하지만 곁에 서서 대화하는 기분이 된다. 


며칠 전 오후,  


제제의 장난감 문제로 아내의 의사를 물었다. 의견을 교환하며 마트에 다녀오기로 방향을 잡았고 출발 직전에 다시 '톡'을 보냈다. 응? 카드로 구입하라고? 내 용돈으로 구입해서 선물하겠다며 한 번 점잖게 튕겨보았지만 아내의 뜻은 확고했다.  


돈 굳었다. 


앞으로도 '톡' '톡' '톡' 열심히 보내야겠다. 


#46개월 #제제 #아빠육아 #육아이야기 

#아내에게_톡 #당신에게_항상_고마워요



아빠! 엄마랑 상의하고 사주는 거 맞지?


물론입니다. 항상 아내와 상의해요. 뭐든지 말입니다.
엄마가 뭐라고 하셔?
며칠 전 오후에 미리 아내와 상의해서 장난감을 사주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출발 직전에 다시 '톡'을 보냈어요.
오오~ 용돈을 털어 사주려고 했는데 카드라니! 돈 굳었습니다.
어디에 가든 아내에게 '톡'을 보냅니다.
이런 사진도 함께 보내죠.
일하는 아내에게 보내는 전업주부 남편의 '톡'입니다.
당신 덕분에 우리 둘이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깊이 감사드립니다. 함께가 아니라 무척 아쉬워요.
제제에게도 엄마의 노고를 알아듣기 쉽게 자주 설명합니다.
즐겁게 장난감 쇼핑을 마쳤어요.
엄마도 함께 왔다면 더 기뻤을 거야.
갑자기 슬픈 표정이 된 제제를 달래줬어요. 아빠가 엄마에게 지금 우리 모습을 전부 보내드리고 있다고 말하자 다시 기분이 좋아졌죠.
외출 뿐만이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아내에게 '톡'을 보냅니다. 서로 격려하고 농담도 주고받으며 하루를 보내요.
체온부터 식사량까지 제제에 관한 이야기도 보내고, 우리에게 필요한 대화도 나눕니다. 그러면 항상 곁에 머무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나도 한글 빨리 익혀서 아빠 엄마랑 '톡' 할래~


작가의 이전글 # 97. 나도 모르게 누가 날 조종하고 있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