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사람들
"그렇게 매일 돌아다니는 거 지겹지 않아요?"
후배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내 카카오스토리를 읽다가 문득 소풍도 매일 계속되면 부담스러운 과제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궁금했다고 말한다.
"세 끼 밥도 꼬박꼬박 챙겨 먹는데 뭐가 지겨워?"
"에이~ 선배, 그거랑은 다르잖아요."
내 성격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 후배다. 꽤 오래 알고 지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게 아니면 억지로 무언가를 하는 법이 없는 나를 잘 알고 있다. 아마 그래서 질문한 것일 게다. 매일 떠나는 소풍이 지겨울 법도 한데 어떤 점이 좋아서 계속하는 건지 말이다.
"태훈아, 전에 나랑 놀면 재미있다고 그랬지?"
"선배는 뭔가 이상한 사람이거든요. 특이함과 희한함 사이? 희한함과 특별함 사이?
아무튼 그래서 재미있죠."
나와 숱하게 붙어 다니고도 후배는 늘 나를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왔다. 세상만사에 어찌 그리 관심이 많냐고 묻던 녀석의 얼굴이 떠오른다. 한 번 좋으면 왜 질리지 않는 건지 정말 이상한 사람이라며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곤 했다.
"그래, 제제가 딱 나한테 그런 존재야. 아주 이상한 녀석이지. 특이함과 희한함 사이, 희한함과 특별함 사이, 그쯤에 있나 봐."
"그럼 제제는 선배를 빼다 박았네. 형수님은 무척 점잖고 차분한 사람이잖아요."
후배의 메시지에 한참을 웃었다.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답장을 보냈다.
"네가 뭔가 아주 착각하고 있는데 말이야. 그 사람이 우리 집 끝판왕이야. 가장 이상한 사람이랄까? 가장 특이하면서도 희한하고, 희한하면서도 가장 특별하지. 우리 집엔 이상한 사람 셋이 함께 살고 있어."
지난 주말,
이상한 꼬마와 이상한 아빠 그리고 이상한 엄마, 이렇게 세 식구가 함께 소풍을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