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 장난감 아파트

by MichaelKay

# 장난감 아파트


제제가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길을 함께한 후, 아내와 나는 함께 아파트 단지 산책로를 걸으며 대화를 나누곤 한다.


"여보, 제제 방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아요?"


"맞아요, 지금이 딱 알맞은 시기죠."


아내가 꺼낸 이야기에 동의했다. 그렇지 않아도 필요한 걸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둘 중 하나가 물꼬를 터주면 각자의 생각을 쭉 늘어놓을 수 있어 편하다.


"당신이 가끔 제제 방 앞에 서서 고민하는 모습을 봤어요. 무언가를 두고 생각이 많을 때 그러거든요. 당신이 미간이랑 윗입술에 힘주고 있는 거 말이에요."


아내는 제제 방에 가구를 더 들여야겠다는 내 생각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이모저모 알아보고 그중 몇 가지 가구를 추려놓은 다음, 해당 가구들의 사진을 준비하기까지 했다.


"이게 마음에 들어요."


"그게 지금 제제 방에 있는 가구랑 연결할 수 있는 거예요. 이제 가구는 골랐으니까 이 소식은 당신이 제제에게 전해주면 좋겠어요."


아내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 덕분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로부터 며칠 뒤, 가구는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틈이 벌어지고 모양이 잘 맞지 않는 녀석들을 달래 가며 제 모습을 찾게 만든 다음, 독소를 제거하는 용액을 발라 정성스레 닦았다. 환기를 시키고 완성된 가구에 맞춰 기존의 구조물들을 이동시킨 다음 재설치를 마무리했다. 꺼냈던 공구들을 정리하고 나니 온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샤워할 생각에 욕실에 들어갔다가 거울을 보았다. 미간과 윗입술에 잔뜩 힘을 준 내 모습을 바라보다가 빙그레 웃었다.


'진짜 그런 표정이네..., '


준공 허가가 떨어지고 공사가 완료됐다. 현재 장난감 아파트는 분양이 백 퍼센트 마무리된 상태다.


시행사: 제니스 산업개발

시공사: 마이클 건설

공사명: 제제 장난감 아파트 신축공사


#47개월 #제제 #아빠육아 #육아이야기 #장난감아파트

img_xl.jpg 장난감 아파트를 건설했습니다.


img_xl (30).jpg 틈을 맞추고 균형도 신경을 써야 해서 사실 고생을 좀 했어요.
img_xl (31).jpg 제제의 방은 본래 이런 구조였는데 이번에 조금 바꿔보았습니다.
img_xl (32).jpg 지금 필요한 책만 남기고 어릴 때 보던 책은 주변에 다 나누어 드렸어요. 장난감이나 교구들도 마찬가지고요.
img_xl (33).jpg 앞으로 읽을 책은 따로 보관함에 넣었고 지금 읽을 것들만 남겼죠.
img_xl (34).jpg 기존에 있던 구조물은 조금씩 이동했습니다.
img_xl (35).jpg 장난감 아파트가 완공되고 입주는 제제가 진행했어요.
img_xl (36).jpg 나름 깔끔하죠? 구조물마다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이유는 아내가 모든 걸 수치화해두기 때문입니다. 노트에 다 적어놓거든요.
img_xl (37).jpg 봄을 맞아 제제가 원하는 걸 수월하게 찾을 수 있도록 진행했습니다.
img_xl (38).jpg 제 마음을 알아주고 일을 척척 진행시키는 아내가 참 고마워요.
img_xl (39).jpg 저는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시공만 하면 됩니다.
img_xl (40).jpg 중앙 팬트리에는 아직도 제제의 장난감과 책이 가득입니다.
img_xl (41).jpg 필요할 때 꺼내서 사용하면 되겠죠?


keyword
작가의 이전글# 112. 추억을 아들에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