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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aelKay May 09. 2019

# 115. 다섯 살, 멋을 아는 나이

# 다섯 살, 멋을 아는 나이 


산책을 하러 집을 나서기 전,  


현관에서 웅크린 채 신발을 신던 제제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신발장 문을 열었다. 무얼 하려는 걸까 궁금했지만 잠자코 기다렸다. 평소와 다른 아이의 행동에는 대부분 그럴싸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산책은 조금 늦추면 그만이다. 몇 분 늦게 집을 나섰다고 해가 떨어질 리 없다. 


"아빠, 엘리베이터 버튼 눌렀어?" 


"무얼 하고 싶은데?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아빠의 말에 그제야 안심한 제제는 신발장 속 본인의 신발을 하나하나 집어 들고 살폈다. 그렇게 몇 번을 계속하더니 무언가를 결심한 표정으로 다시 신발장 문을 닫았다. 그제야 집을 나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제제가 말을 꺼냈다. 


"아빠, 나 신발이 필요해." 


"신발? 혹시 발가락이 아픈 거야?" 


보통 보름에 한 번 신발이 제제 발에 잘 맞는지 확인하기 때문에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몸을 낮추고 다시 신발코를 눌러보았다. 아직 충분한 여유가 있다.  


"발가락은 아프지 않은데 새 신발이 필요해." 


"그래? 엄마 아빠랑 함께 주말에 신발 사러 가자." 


망설임 없이 대답하고 돌아보니 제제는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기뻐하고 있다. 몇 켤레씩 신발을 구비해놓아도 늘 신던 것만 줄기차게 고집하더니 이제는 스스로 다양한 신발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어른이든 아이든 신던 신발에 문제가 없는데 새 것이 필요한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제제도 이제 '멋'을 아는 나이가 됐다.  



#47개월 #제제 #아빠육아 #육아이야기 

#새신발 #멋을_아는_나이_다섯_살 

아빠, 새 신발이 필요해.
선물 받거나 물려받은 신발이 참 많지만 망설이지 않고 들어주기로 했어요. 신발이 필요하다는 말은 처음이니까요.
제제도 이제 멋을 아는 나이가 됐습니다. 짠~! 아빠의 선물.
신발을 몇 켤레씩 준비해도 언제나 신던 것만 고집하던 제제였는데 이제 예쁜 신발이 필요하대요.
신기하게도 제제는 캐릭터 신발을 싫어해요.
그래서 장화, 방한화, 샌들, 운동화 모두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멋진 옷과 예쁜 신발이 필요하다고 말하니까 막 기쁜 마음이 들었어요. 잘 꾸며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잖아요.


짠~! 엄마의 선물. 제제야 이건 어때?


짠~! 고모의 선물. 이것도 마음에 들지?
장화랑 샌들도 더 구비해야겠어요. 일단 올봄엔 이 정도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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