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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aelKay Jan 06. 2019

# 16. 공공장소 예절

# 2018년 6월의 이야기

'아직 내 아이가 어리니까 사람들이 이해하겠지'란 생각보다는 '내 눈에는 어여쁜 아이지만 타인의 눈에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일 뿐'이라고 단정 짓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따로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아직 갓난아이니까 그럴 수 있겠지, 한창 호기심 많을 때니 당연한 일이지, 어린 녀석이 제 앞가림하느라고 애쓰네 등의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그러나 울음소리 듣는 걸 싫어하고, 아이들이 테이블에 방해가 되는 걸 지친다 느끼고, 어깃장 부리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해서 그 사람을 인간미 없는 사람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제제가 더 어렸을 때에도, 가족과 외식 도중에 조금이라도 칭얼거리면 식사를 멈춘 후 바로 품에 안고 음식점 문을 나선 다음에야 달래곤 했다. 혹여 잠시 시끄럽게 식기 소리라도 낼라 치면 주변 테이블에 정중히 양해를 구했음은 물론이다. 지금까지도 공공장소든, 내가 사는 곳 어림에서든 항상 먼저 조심하게끔 제제에게 끊임없이 가르치고 되풀이해오고 있다.
 
가끔 어린아이에게 내가 지나치게 무언가를 주입시키는 게 아닌가 싶고, 나 스스로 남 눈치를 너무 보는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지만 공공장소에서의 예절이라는 건 아무리 가르쳐도 모자람이 생기기 마련이니 더 가르치고 또 가르쳐야 할 것이다. 내가 타인을 신경 쓰는 건, 눈치가 아니라 예의라고 생각하면 마음은 훨씬 흡족하다.
 
지난 주말 두 곳의 음식점에서 외식을 했다.
의젓하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길을 걸을 때, 제제는 홀로 뛰어가는 일이 없다. 언제나 아빠의 손을 꼭 잡고 걷는다.


어른들과 부딪혀 다칠 수 있고 통행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천천히 가르쳤다.


식당에서도 돌아다니거나 소리를 지르는 일 없이 가만히 앉아 대화를 한다.
제제가 37개월이던 어느날의 외식.
늘 그래왔듯, 제제는 자리에 앉아 아빠. 엄마와 대화를 하며 의젓하게 식사를 마쳤다.
남을 너무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예의를 차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공공예절이란 건, 가르치고 또 가르친다 해도 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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