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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aelKay Jan 08. 2019

# 34. 매일 떠나는 간단한 여행

가방을 둘러메고 
제제와 간단한 여행을 떠납니다. 
 
부릉부릉 차를 몰아 달려가는 길,
목적지를 제외한 모든 건 그때그때 정해요. 
 
고프면 먹고, 마르면 마시고 
그렇게 돌아다니며 차곡차곡 사진에 담습니다. 
 
오늘이 되면
어제의 일은 까맣게 잊은 채
다시 가방을 둘러메요. 
 
다시 고프면 먹고, 마르면 마시고 
그렇게 돌아다니며 차곡차곡 사진에 담고,
 
그렇게 일주일, 한 달이 지나면 조금은 더 낡아버린 가방 손잡이를 왼손으로 부여잡고, 매번 휴대전화 메모리를 정리하며 다시 출발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러 나서기 전,
지난 사진들을 훑어보곤 해요. 
 
맑은 하늘, 하얀 구름 사이로 제제의 모습이 스쳐지납니다. 사진 속 그 모든 순간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그러면 나도 아주 조금의 가치 정도는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그리고 이내 두서없는 여행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죠.  
 
매일 떠나는 간단한 여행이지만
여행은 여행이니까요. 



후~~~ 예쁜 하늘을 보게 해주세요.
짠~!!! 푸른하늘이 제제를 반겨줍니다.
게아재비도 인사합니다. "제제랑 마이클 안녕~", 제제가 먼저 발견하고 마이클에게 귓속말로 알려줬습니다. "아빠, 실잠자리가 짝짓기를 하고 있어."
제제와 마이클은 매일 간단한 여행을 합니다.
간단히 준비해서 출발하더라도, 짧은 시간이더라도, 즐겁게 놀다가 돌아오면 그게 바로 여행이죠.
후~~~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세요.
짠~!!! 사마귀도 제제의 친구입니다. 짠~!!! 진짜 커다란 호랑거미도 만날 수 있었어요.
친구야, 내가 태워줄게 나뭇가지 위로 올라와~
큰 거미도 보고 싶다는 제제의 소망은 이루어졌습니다.
아빠, 소원을 빌면 진짜 다 나타나는 거야? 제제는 정말 즐거워했습니다.
어디 그럼 또, 후~~~ 
짠~!!! 청개구리도 만났어요. 제제가 호수에 조심스레 놓아줬지요.
아빠, 오늘은 친구들 많이 만나서 정말 좋았어. 저기 봐~ 하늘도 정말 예뻐.
2018년 가을, 어느 일요일 낮의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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