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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aelKay Jan 05. 2019

# 01. 숨고르기

숨고르기
 
제제가 내게로 온 후,
녀석의 성장을 줄곧 지켜보면서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제제와 마이클, 그렇게 단둘이 있을 때엔 필요 이상의 꾸중을 하거나 화난 모습을 보이는 일을 삼가자'는 것이고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잘 지켜왔다.
 
올바른 훈육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에도, 과한 꾸중보다는 정확한 의미 전달과 그에 대한 제제의 이해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쪼르르 달려가 안길 품이 없는 상황에서, 화난 표정을 드러내 아이에게 잘못에 대한 인지가 아닌 두려움을 갖게 한다면 훈육의 의미는 연기처럼 사라질 것 같았다. 어렵고 두렵기까지 한, 그런 사람 앞에서 아이가 겁에 질려 행하는 조심스러운 행동은 차라리 슬픈 모습에 가깝다.   

 
아내가 함께일 때는,
엄격하고 단단한 말투로 제제를 대하기도 한다. (그러면 제제는 내 이야기를 다 듣고 아내에게 달려가 품에 안겨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단둘이 자리할 때는, 말 한 마디에도 주의를 기울이면서 내 스스로 '숨고르기'를 열심히 반복한다.
 
나는 유아교육을 공부했던 사람도 아닐뿐더러, 사실 어린 시절부터 비위에 거슬리면 화도 곧잘 내던 사람이고 어린아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다. 덧붙여 누군가를 가르칠 만한 깜냥도 없는 사람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 이 순간도 그렇듯, 앞으로도 그 다짐을 지키고 또 지킬 생각이다.  
 
그게 모자란 내가,

한 아이의 아빠로서 아이의 맑은 웃음도 지켜냄과 동시에 바른 교육도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숨고르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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