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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빌 언덕 Jan 17. 2016

고통이 주는 통찰

아픔을 대하는 자세

사람은 고통을 통해 자신의 구조를 깨닫는다


아내가 배가 아프고 구토 증상이 있어 내과에 갔다.

내과 의사는 아내의 배를 이 곳 저 곳 눌러보더니

가장 아픈 곳을 찾아 내었고 곧 장염이라고 알려주었다.


여리저기 만져보는  촉진을 통해

어디가 아픈지를 알아보고

이를 통해 그것이 장염인지, 맹장염인지, 위경련인지를 구별하는게 나는 참 신기했다.


어디가 아픈지 하는 것은

어디가 가장 문제인지를 잘 알려준다.


그런 의미에서 상담에서도 아픔의 위치를 찾아보는 것이

진짜 문제를 찾아가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이별을 했다며 슬퍼하던 내담자가 있었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별은 할 수 있는데

이별에 대한 그의 반응은 너무도 격렬했다.


떠나가며 던진 상대방의 말 한 마디가

그의 폐부 깊은 곳 상처를 건드렸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이별하기 전부터 내상을 입고 있었다.


이별이 주는 아픔의 실타래를 쫒아가면서

그는 오래 전부터 치료되지 못하고 있던 상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혼자된다는 것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이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분노를 쏟아 붓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자신의 성공이 방해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진짜 상처는 어릴 때 다른 형제에게 부모의 관심을 빼앗긴 것에 있었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격렬한 그의 분노감은

사실은 그의 상처가 그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내게 고통이 있을 때에 고통을 급히 없애려 하기보다는

나의 어디가 고통스러운 것인지를 볼 필요가 있다.


남의 사소한 한 마디가 나에게 유독 집요하고 쓰라린 아픔을 준다면

나의 내면 어딘가에 계속 치유되지 못하고 있는

어떤 상처를 발견해낼 중요한 단서를 얻은 것과 같다.


그래서 고통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중요한 신호가 된다.


고통은 늘 들여다봄직한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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