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올해까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항상 20,30대 위주로 컨설팅을 했었는데
50대 넘어서 방문하시는 어머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재밌는 건 본인들의 의지보다는 자식들의 사랑(?)으로 방문하신다.
보통 어머니들이 자식을 위해서 강제라도 컨설팅을 받으려고 오는 경우가 항상 많았는데
자식들이 어머니를 위해서 컨설팅을 추천해서 방문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옛날 어머니들은 오직 가족을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이 많으시다.
그런 분들 중에는 자신이 살림과 경제적인 부분까지 책임지셨던 분들도 있다.
공장에 나가셨거나 동네 마트에서 캐셔를 아님 보험이나 기타 영업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
닥치는 대로 자식을 책임지기 위해 살아오신 분들이다.
희생으로 자신을 책임져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자식들은
늦더라도 부모님을 위해서 어떻게 보답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나에게 상담을 받은 대부분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아 고액 연봉자들이다.
어머니들은 자신에게 투자해보신 적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오는 경우는 1분도 없으셨다.
어버이날 선물이나 생신 명절 명분 삼아 자식들이 컨설팅을 선물로 드려서 오시곤 하신다.
그렇게 만난 내담자(어머니)들은 다 늙은 나이에 이런 거 왜 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은근 자식 자랑까지 놓치지 않는다.
사실 2030대를 컨설팅을 하고 삶의 방향을 찾아서 성장하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사명감을 느끼게 된다.
반면에 어머니들의 진로 컨설팅을 하면 왠지 마음이 뭉클해진다.
'내가 이런 걸 어떻게 받겠어요? 원장님 ~~' 이러면서
자기 소녀시절에 꿈꾸던 이야기
어릴 때 공부를 너무 싶었지만 사정이 안돼서 포기했던 상황
남편과 살면서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들을 듣고 있으면 저절로 인생 공부가 된다.
아직 나는 자식도 없고 앞으로도 계획이 없지만
그런 모녀 그런 모자 사이을 보면 어머니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더욱더 마음과 최선을 다해서 어머니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삶도 성공을 해나갈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서 컨설팅을 한다.
대부분 50 60대 진로는 단순히 직업이나 취업에 포커스를 맞춰서 진행되지 않는다.
20,30대 친구들을 할 때 보다 훨씬 더 깊이 있고 심도 있게 자신에게 집중하는 컨설팅을 한다.
스스로 살아온 세월 동안 자기에 대해 이미 아는 부분이 있고 풀리지 않는 숙제도 함께 존재한다.
너무 시간이 지나 오래오래 꼬여 있던 실타래들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집이 가난해 천막 회사 다니다가 20대 초반 결혼을 했습니다.
남편과 작은 슈퍼를 운영하다 병으로 일찍 남편을 여의고 슈퍼 일을 하며 자식 다섯을 키웠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작은 슈퍼를 운영하며 억지로 일하고 있었지만 자식들을 키울 수 있다는 것 하나로 보람을 느꼈습니다. 어느 날 외국계 회사를 다니는 막내딸이 엄마도 이제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 보라며 권유(?) 아닌 협박으로 원장님을 만났습니다.
50대 어머니 실제 방문 이야기이다.(글의 소재로 써도 되는지 미리 양해를 구했다.)
처음 작은 슈퍼를 운영한 건 아이들의 식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그것을 어떻게 하면 싸게 할까 고민하던 중 생각해 낸 아이디어라고 했다. 처음에는 식재료를 어떻게 유통하는지 몰라 새벽시장에 가서 발품 팔아 사 와서 조금 남겨서 팔았다고 한다. 그러다 점점 노하우가 생겨 경매로 사 오기도 하고 자기는 가만히 있는 것을 싫어해서 항상 리어카에 배달도 직접 해줬다고 한다. 음식 솜씨가 있었기에 김장철에는 배추를 싸게 사서 담가서 팔기도 하고 열무나 파김치 같은 건 미리 예약 판매도 했다고 한다 명절 때엔 홍어무침이 매출에 1등 공신이 었다고 했다. 이후 식료품은 접고 돈을 더 잘 벌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동네에서 처음으로 피시방을 운영했다. 김치볶음밥 계란볶음밥 비빔밥 된장찌개 해물라면 유뷰초밥을 기똥 차게 만들어 엄청난 매출을 벌였다 피시방에 그렇게 종일권을 끊은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도 처음 들었다. 하루 3끼를 다 먹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손님에게 물어보고 약간의 고민상담도 해주며 단골을 유지해갔다고 한다.
그렇게 가장 노릇 엄마 노릇 정신없이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었고
각기 대학까지 마치고 나니 모든 걸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코로나 전에 피시방을 정리했다고 한다.
애들도 다 자기 살길 찾았고 나도 이제는 쉬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왠지 속이 허전하다는 마음을 비췄다.
50대에 나이가 있으셨지만 어머니는 사실 쉼이 필요한 분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배우고 성장하는 것과 책임감이 투철한 분이 셨다.
사람들을 대하는데 수완도 있었다.
원래 뭐 하시고 싶으셨어요?라는 나는 질문에
'저는요 교사가 하고 싶었어요 예쁘게 입고 아이들에게 좋은 말 해주고 지금도 아이들이 좋아요'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어머니 유아교육과 진학하세요~'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이 나이에 무슨 (어머니 나이 :55살) 공부를 해요?
나는 못해요 그리고 저 중학교밖에 안 나왔어요' 라는 말씀에
'알아요 ~어머니 요즘에 학력인정 고등학교 있어요 거기 다니시면 돼요 학비도 다 무료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하심 방송대 등록하세요 ~유아교육과로 꼭 들어가세요 ~'
처음엔 손 가래 치던 어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사실 나는 항상 돈 때문에 일하는 것도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참 부러웠어요라고 말했다. 항상 마음에는 내 팔자에 무슨 이랬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처음 들어보고 나도 모르는 나의 속마음을 이렇게 듣고 나니 되든 안되든 이미 홀가분해진 것 같다고 말하였다.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말하셨다.
컨설팅이 끝나면 하나 같이
나 때는 이런 거 없었네 라면서 아쉬워하며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직시하신다.
컨설팅이 끝난 후 신기하게
방송대 심리학과를 진학하는 어머니
반찬가게를 여시고 싶어 요리 클래스를 수강하는 어머니
컴퓨터를 잘하고 싶다며 학원을 등록한 어머니
타로로 상담을 배우고 싶다며 공부를 시작한 어머니
천연화장품 회사를 차리고 싶다며 화장품 수업을 듣는 어머니
공간사업을 하고 싶어서 부동산 경매 공부를 시작한 어머니
또
집이 어려워 그림을 포기한 어머니는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등등
처음에 나는 잘하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다는 어머니들도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예전에 이걸 좋아했고 이걸 잘했어라는 이야기할 때면 눈이 반짝거린다
몸은 늙지만 마음은 그대로란 말이 있듯
우리의 어머니도 여전히 여자이고 소녀다
그분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이 일이 오늘은 왠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