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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쏠이 Jun 19. 2024

꿈 기억하기(의식 확장)

03. 깨어나기 9



 꿈은 무의식이 그대로 떠올라 창조해 내는 현실을 볼 수 있는 제2의 현실입니다. 꿈은 흔히 '개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삶에서 중요하지 않은 요소로 취급당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꿈은 현실만큼 중요한 제2의 현실입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법칙, 공동체 무의식 등으로 온갖 제한이 많아 우리의 무의식을 직관적으로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크게 받기 때문에 무의식이 현실로 창조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꿈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습니다. 가장 최근 꾼 꿈을 떠올려 보면 어떠한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건이 옴니버스 영화처럼 발생하고, 같은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나 공간이 연결되어 나타나지 않고 뚝뚝 끊겨서 진행됨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은 현실세계에서든 꿈세계에서든 나는 무의식으로 창조된 영화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꿈에서의 자아로써의 삶이 감정, 느낌이나 체험이 흐리멍덩하게 느껴질 뿐 내가 창조한 똑같이 중요한 '나의 인생'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꿈 현실을 진지하게 보지 않고 꿈에서 깨어나면 '어휴 다행이다~'라고 하며 잊어버립니다. 그렇게 무시하고 넘어가도 인생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꿈 세계를 무시한다면 현실 세계도 무시해도 됩니다. 둘 다 똑같은 허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현실 세계는 당신이 목숨을 걸고 바치는 진짜 세상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꿈을 꿀 때도 그 일이 진짜인 것처럼 느끼고 꿈에서 깨어나고 나서야 허상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현실에 1000%의 중요도를 부여합니다. 0%의 중요도를 부여하는 꿈 세계에서 우리 자아는 무의식에 쌓아둔 감정을 표출하며 감정을 해소합니다. 신경도 안 쓰는 0% 중요도인 꿈 자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던지 우리는 신경 쓸 필요가 없어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꿈은 내 무의식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직접적으로 반영하여 현실을 창조합니다. 꿈을 기억한다면 내 무의식에 어떤 것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실세상에서 너무 많은 변수들로 내가 언제, 무엇을 위해, 어떤 결핍으로 창조해 낸 건지 알아채기 힘든 일들을 꿈을 통해서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전 글 [02. 일기 5]에서 나왔듯 현실의 자아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깨닫았듯이, 꿈 자아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의식확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꿈을 꾸는 도중 깨어나는 것은 반복적 수행으로 루시드 드림이나 아스트랄 프로젝션으로 연결하여 새로운 체험을 해 볼 수 있지만 이 것은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저도 시도하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흥미가 있으면 좋은 의식확장의 도구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 방금 전 어떤 꿈을 꾸었는지 복기해 보는 과정은 5분 안에 일어나며 그 꿈을 창조한 무의식 감정이 어떤 것인지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현실 세상에서 동일한 무의식이 만들어낸 사건들을 인지할 수 있고 의식 확장이 배로 일어나게 되는 간편한 수행의 방법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꿈은 아주 직관적이기 때문에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제 경험을 예로 들자면 현실세계에서 성적 수치심에 대한 무의식 정화를 시도하고 잔 날은 10세 아이가 되어 어른들에게 성희롱을 당하는 꿈을, 돈에 대한 결핍을 억누르고 잔 날은 덤터기를 쓰게 되어 식당주인에게 분노하는 꿈을 꿨습니다. 하나의 감정이 하나의 사건으로 빠르게 발생하고 바로 감정이 느껴짐으로써 해소되면 다음 무의식이 반영된 사건이 창조되고, 느껴주고, 사라집니다. 
 꿈속 자아도 현실의 자아와 동일한 '나'입니다. 현실에서 고통받는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도 의식확장에 도움이 되지만 꿈에서 고통받는 나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도 더 큰 의식확장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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