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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쏠이 Mar 20. 2024

두 번째 번개, 현실은 '꿈'이다.

02. 일기 5


 최근 옥상이 나에게 평화와 영감에 잘 닿게 할 수 있는 장소임을 느끼게 되어 밤마다 옥상에 올라가 마을을 바라보곤 했다. 우리 집은 마을의 다른 집에 비해 고 지대에 있어 옥상에서 다른 건물들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그 뒤편에는 아름다운 무룡산이 펼쳐져있다내가 기억을 할 수 있는 나이부터는 평생 이 집에서 살았지만, 이 옥상의 진가를 알아본 것은 고작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스스로 놀라울 뿐이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면서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과 완벽함에 더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평생을 살았던 동네였지만 몇십 년이 지나서야 제가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살고 있었다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자연의 완전함과 생명력은 현존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되었고 저도 자연의 일부로써 완벽한 생물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나는 우연히 옥상에 올라와 하늘과 마을을 바라보며 명상을 한 적이 있었다처음에는 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바라보기만 하다가 생각을 멈추기 위해 레스터 레븐슨이 가르쳐 준 대로 나는 무엇인가?’를 되뇌었다. 깨달음이 왔다고 허세를 부리던 나였지만 영성가들이 말하는 자신이 무엇인지를 설명으로 듣기만 하였을 뿐 겪어보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에크하르트가 설명하듯이 꿀이 달고 끈적하다는 것은 설명으로 꿀을 상상할 수 있지만 그것을 맛보기 전까지 꿀을 안다고 할 수 없었기에 나는 나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스스로 체험을 통해 알고자 하던 차였다.

 

 마을의 야경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인가?를 수십 번 읊조렸다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것은 꿈이다!'
나에게 두 번째 깨달음의 번개가 쳤다.
 

 앞서 말했던 누가 던지는 문장을 텅 빈 공간에서 받듯, 또 툭하고 그 대답이 떠올랐다. 대답을 받게 된 순간 마을이 이상하게 보였다. 완전한 고체의 물체라고 여겼던 건물거리나무들이 흔들거리는 홀로그램의 느낌이 들었다평소에 알고 있던 푸른색의 완전한 홀로그램의 형태는 아니었지만 평소에는 아주 단단하여 뚫을 수 없고 흔들리지 않을 거라 확신했던 건물의 모습이 조금은 불투명하고 흔들거려 보였다마치 초점이 맞지 않는 느낌이랄까이것이 꿈일까?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이 세상이 다 꿈일까?' 생각과 어디에서인지 모르게 튀어나왔던 이건 꿈이다!’라는 대답이 충돌했다. 하지만 풍경을 바라보던 그 장면이 꿈과 같다는 느낌은 져버릴 수 없었다


 그리고 살면서 딱 한번 겪어본 루시드 드림을 떠올리며 지금 삶도 그 루시드 드림과 유사한 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루시드 드림에서는 알 수 없는 괴물에 쫓김 > 극도의 공포를 겪음 > 그 순간이 꿈인 것을 깨달음 > 괴물을 따돌릴 미끄럼틀을 떠올림 > 꿈속 세상이 미끄럼틀을 물질형태로 만들어줌. 의 과정을 통해 괴물을 유쾌하게 물리친 기억이 있다. 

 

 이렇게 꿈에서는 에너지가 물질로 변환되는데 몇 초도 걸리지 않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주 견고하고 강한 인간이 만들어낸 법칙 속의 이 세상은 그 에너지가 물질로 만들어져 나에게 오는 것에 시간차이가 있을 뿐이며 결국 같은 법칙인 창조의 법칙으로 흘러간다.


 나는 꿈이라는 그 대답을 듣고 나서 옥상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집으로 돌아갔다초점이 맞지 않는 느낌은 다음날 출근 후 점심까지 지속되었다초반에는 이 세상이 꿈이라는 것에 대한 허망함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 모든 것이 허무하다는 무기력감이 들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은 두려운 것이 아닌 멋진 일이라는 것을 몸소 느끼며 현재 종종 지금 이 순간이 꿈이라는 것을 스스로 상기시키곤 한다.


 간단하게 기록하였지만 나는 그 당시 꿈속에 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유튜브에 이 삶이 꿈이라고 말하는 영성가들의 영상을 찾아보았다그중 한 명에게서 큰 배움을 얻었는데 그는 이 세계는 정말 꿈이고 이 세계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우리는 꿈을 깨어난 것처럼 아 꿈이었구나!’라고 깨닫게 된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하였다

 한 국내 유튜버는 아스트랄계라는 곳으로 여행을 할 수 있는 깨달은 사람이었으며 그녀에게 들은 바로는 이 세계뿐만 아니라 아스트랄계로 가게 되면 지금처럼 물리적인 한계(건물을 통과하지 못함날지 못함)가 존재하지 않는 정말 꿈과 같은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으며 조금 더 진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그때까지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지라 그 대답이 정말 반갑게 들렸는지 모른다죽음은 곧 깨어남이라는 사실이.


 일부 영성가 들은 말한다우리가 말하는 '죽음을 겪으면 우리는 어디로 가나요?' 그 대답은 '우리는 하나로 돌아간다.'이다우리는 하나의 바다에서 나와 물방울들이 자아를 가지게 됨으로써 이 지구에서 살아가지만죽음을 맞이하고는 다시 그 바다로 돌아간다이 말은 아주 놀랍고도 진실되게 느껴졌다이제 이 에고를 버리기만 하면 나는 이 세계에서 말하는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도 죽은 사람처럼 무한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겠구나!


#몇 년 전 겪은 이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사실 해당 경험을 하고 나서 몇 년간은 현실이 꿈과 같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해당 글을 쓸 때는 '현실이 꿈이다.'라는 체험을 완전히 이해한 듯 보이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가슴으로도 무슨 의미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당시의 저는 해당 사실을 완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무지에 가까운 상태였기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며 각종 유튜브와 책을 찾아보았고 그 혼란스러운 마음이 장황한 글로 나타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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