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먹던 김밥ㅊㄱ의 야채 김밥 한 줄이 3,000원인 시대, 여자인 나도 김밥 한 줄로는 뭔가 모자라는데, 남편과 아이들 먹을 양까지 생각하면 후덜덜하게 된다. 급 가성비를 생각하며 냅다 김밥 싸기 돌입!
김밥이 손이 많이 가고 힘들다는 건 옛말이다. 마트 가서 햄, 우엉, 단무지 세트를 구입하고 시금치 데치기가 귀찮아 시판 통 오이지를 산다. 아무래도 시판용 오이지는 간이 좀 센 편이라 물에 담가 짠기를 없앤다.
집에서 해야 할 일은 밥 짓기! 물은 약간 적게 넣고 지은 고슬고슬한 하얀 쌀밥에 고소한 참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깨소금을 솔솔 뿌리니 밥만 먹어도 맛있다. 김밥 속 재료가 살짝궁 아쉬워서 두껍게 계란지단을 부치고, 어묵국 하려고 남겨놓은 어묵 중 몇 개를 꺼내 살짝 간장에 볶아준다.
그렇게 완성된 김밥 7줄, 밥양을 적게 하긴 했지만 그래도 만 5세 딸, 만 3세 쌍둥이 아들들과 우리 부부가 먹기엔 적당하지 않나 싶었다. 같이 먹을 어묵국도 끓여놓은 상태이다.
어? 세 아이의 김밥 먹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남편이 오면 모자를 수도 있겠다는 순간 남편이 퇴근을 한다.
때마침 어묵국과 눈이 마추진다. 오키!! 이럴 때 거침없는 주부의 판단력이 발휘된다. 어묵국에서 어묵국수로 급 메뉴 수정!!!
급 소면 삶기에 돌입한다!! 부랴부랴 물을 끓이고 국수를 넣는다. 국수가 끓어오르면 찬물을 넣는다. 한소끔 더 끓이고 채반에 넣어 차가운 물에 국수의 전분기를 씻겨낸다. 이것은 쫄깃한 면발을 위해 꼭 하는 과정!! 손이 얼얼하다.
따로 국수용 육수를 만들지 않았다. 나에겐 이미 만들어놓은 어묵국이 있지 않은가. 삶은 소면은 진간장을 살짝 넣어 어묵국물을 넣었을 때 심심해지는 것을 막는다. 이미 찬물 목욕을 한 소면에 의해 어묵 국물이 미지근해지기 때문에, 그릇에 소면을 넣고 어묵국물을 몇 번 토렴 한다. 그릇이 뜨끈해질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