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임용 Mar 17. 2020

루싸이트 토끼 <손꼭잡고>

루싸이트 토끼 - 손꼭잡고 (2009)


'오랜만에 듣는 노래'


가면 갈수록 그 '오랜만에'가 가늠이 안 된다. 


루싸이트 토끼의 <손꼭잡고>가 지금으로부터 햇수로 10년하고도 1년이 더 지난 2009년에 나온 노래라니 여러모로 놀랍다.


11년 전,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이 곡을 알았다는 것이 놀랍고, 그 때 내가 이 곡을 엄청 좋아했었다는 것이 놀랍고 (그리고 웃기고), 그래서 지금도 가사를 전부 기억한다는 것이 놀랍고, 그때나 지금이나 들으면서 비슷한 생각, 그러니까 '끈적끈적한 여름밤을 떠올리며 들어도 어울리고, 손이 다 부르틀 정도로 추운 겨울밤을 떠올리 들어도 어울리는, 참 요상하게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 놀랍다.


곡 구성과 악기 구성이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너무 오버하는 것 같지도 않는, 딱 정도를 지키는 곡이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깨닫게 됐고, 가사가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다는 걸, 아니 정말 너무 잘 쓴 가사라서 앞으로도 절대 촌스러워지지 않을 곡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갑자기 이 곡을 추천한 유튜브 알고리즘이 놀랍고, 11년이 지난 지금도 반복재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자기 전에 갑자기 글을 써야겠다 생각이 들어 30분 만에 갈겨 쓰고도 뻔뻔하게 글을 발행해버린 내가 놀랍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게 들은 싱글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