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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임용 Jun 20. 2019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by 새소년

2019. 01. 18. 작성

새소년 -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2017)


첫 트랙이 뛰어난 앨범들이 있다.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나 쏜애플의 <남극>, 빈지노의 <Time Travel> 등이 떠오르는데, 이러한 곡들은 앨범 단위의 작업물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앨범 전체의 색을 좌우할 수도 있고, 단순하게는 다른 수록곡을 마저 들어볼지 말지 결정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름깃]에 대한 리뷰를 쓰려다 문득 첫 번째 트랙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역시 이러한 곡들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는 새소년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없다. 황소윤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긴 꿈>이나 환상적인 기타 솔로가 있는 <파도>보다 주목을 받지 못한다. 잔잔한 반주에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라 그 이미지가 강렬하지 않다. 하지만 새소년이라는 밴드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곡은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다. 밴드명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청춘의 아름다움과 불안을 동시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새소년의 모습은 이 곡의 가사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밤이 되면 누구나 자신의 감성적인 부분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자신의 외로움이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과 그것을 마주 보는 청춘의 시선을 표현한다.


새소년의 첫 EP [여름깃]의 시작을 알리는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는 리스너로 하여금 새소년의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각인시켜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트랙의 이야기도 비슷한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때문에 다른 수록곡들이 어떤 시도를 하더라도 핀트가 엇나가지 않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새소년으로 하여금 블루스, 얼터너티브 락, 싸이키델릭, 신스팝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새소년은 최근 군 복무 문제로 문팬시(베이스)와 강토(드럼)가 탈퇴한 상황이다. 천재적인 황소윤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두 명의 리듬 세션이 사라지면서 어떤 식의 변화가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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