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전체 트랙이 구성되어 있다. 세 곡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눈에 띈다. 실제로 3곡의 길이가 총 7분가량으로 한 번에 감상할 것을 추천한다.
<Welcome to>는 가사가 없는 인스트루멘탈 곡으로 앨범의 인트로 역할을 한다. 약 1분 30초 동안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Vanilla>는 2016년 발매된 <My Jinji>처럼 'Vanilla'라는 이름(애칭)의 애인에게 불러주는 세레나데다. 60~70년대 발라드, 블루스의 분위기가 매우 낭만적이다. 흑백 영화 속 블루스를 추는 두 남녀의 장면 위에 이 곡이 덧대어지는 모습이 떠올랐다. 가사도 매우 로맨틱하다. Vanilla / America / Venezuela / Florida로 이어지는 라임이 보컬인 KUO의 목소리를 타고 귀에 착 감긴다.
"Would you let me climb on your stems / 너의 줄기에 올라타
And pick up all your gems / 너의 모든 보석을 따게 해 줄래
I'll seed it in the sand / 내가 그걸 모래 속에 심을게"
라는 라인은 개인적으로 최근 들어본 가사 중 가장 울림이 있었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 씨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감상하고 "지나 본 적 없는 어제의 세계들에 대한 근원적 노스탤지어"라고 한줄평을 남겼던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Vanilla>에 딱 어울리는 한줄평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Villa>는 아열대 기후의 맑은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풀빌라처럼 시원하고 신나는 곡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꿈꿔왔던 휴가를 떠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Sunset Rollercoaster가 좋은 밴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출신지인 타이완의 느낌이 아주 잘 드러난다는 점이다. <Villa>는 세 곡 중 이러한 장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곡이며, 세 곡 분량의 EP이면서도 7분 길이의 한 곡이라고 볼 수 있는 [Vanilla Villa]를 편안하게 마무리 짓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