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임용 Jun 22. 2019

<My Jinji> by 선셋 롤러코스터

2019. 03. 14. 작성

Sunset Rollercoaster - My Jinji (2016)



Sunset Rollercoaster의 2016년 앨범 [Jinji Kikko]에 수록된 2번 트랙 <My Jinji>이다. Sunset Rollercoaster는 보컬 KUO를 중심으로 한 타이완 출신 5인조 밴드로, 한자 음차로 '낙일비차 落日飛車'라는 멋진 밴드명은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Photo Booth에 프리셋 설정되어 있던 필터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한다. 2011년 [Bossa Nova]로 데뷔하였을 땐 헤비메탈풍의 3인조 하드록 밴드였으나 4년간의 공백기 동안 다양한 변화를 겪고 현재의 모습을 이루었다. [JINJI KIKKO]와 작년 발매된 [Cassa Nova]에선 풍성한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기반으로 시티팝, 블루스의 정서를 맘껏 펼쳐내고 있다.


곡 제목 <My Jinji>는 '나의 금귤'이라는 뜻으로 애인을 사랑스럽게 부르는 애칭 정도로 번역된다. 감각적인 보컬 KUO의 목소리로 노래가 시작되며 간지러운 기타 리프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크게 3개의 벌스가 여러 가지 조합으로 변주를 이루며, 벌스와 벌스 사이엔 기타가 리드미컬한 타격감을 주고 기분 좋아지는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효과음처럼 여백을 칠해준다. 전반적인 곡 구성은 복잡하지 않고 듣기 편하게 쭉 이어지다가, 3개의 벌스 중 후렴의 역할을 하는 "Oh~ don't leave me behind ~" 라인을 KUO가 가성으로 부르면서 곡의 분위기가 전환된다. 모든 세션이 무아지경에 빠진 듯 시원시원하게 연주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흥겹게 리듬을 탈 수 있도록 한다. 한 가짐 흠이라면 곡이 너무 뚝 끊기듯 끝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음원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원래 작업을 그렇게 한 것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심오한 메시지를 담거나 구구절절하게 사랑을 이야기하진 않지만, 세련된 사운드와 조화로운 연주로 따뜻한 사랑의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다. '나의 금귤'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가사도 아주 귀엽다. 타이완에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으나 왠지 이런 훈훈한 분위기가 '타이완 바이브'가 아닐까 상상해본다.


저번 달 현대카드 뉴-레트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내한 공연을 진행했었는데, 앞으로도 자주 한국에 찾아와 주었으면 좋겠다.


아래 영상은 Rossi Musik Jakarta에서의 라이브 영상인데, 꼭 한 번 감상하길 추천한다. 느리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곡이라 다른 라이브 영상에선 관객들이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이 Lo-fi 질감의 라이브 영상 속 '떼창'과 리액션은 보는 사람도 절로 웃음 짓게 한다.



작가의 이전글 <환각(feat. 사뮈)> by 놀이도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