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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임용 Jun 26. 2019

<Shimmer> by Gila

2019. 01. 03. 작성

Gila - Shimmer (2019)



Bye Bye Badman은 2집 [AUTHENTIC]을 기점으로 브릿팝 노선에서, 고형석의 키보드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몽환적인 일렉트로닉 장르가 접목되는 모습을 보였다. 여느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 Bye Bye Badman 역시 변화에 대한 리스너들의 엇갈린 반응을 맞닥뜨렸다. 직전 EP [Because I want to] 발매 후 한국 브릿팝계에서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밴드가 되었다고 평가되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AUTHENTIC]의 음악적 완성도가 아쉬운 수준은 분명 아니었고, 이후 EP [너의 파도]와 [Genuine], [Monolove] 등의 싱글에서 두 색깔의 조화를 통한 발전을 꾀하며 현재 Bye Bye Badman은 어떤 아티스트와도 닮지 않은 독자적인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최근 Bye Bye Badman 4인은 각자의 음악활동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밴드 서울문, 이성경X이루리, 솔로 작업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는 이루리, (구) CHEEZE와 '구름'으로서 활동을 진행 중인 고형석, 그리고 백예린을 필두로 한 고형석, 곽민혁의 밴드 Volunteers 결성 등 그 음악적 스펙트럼 또한 상당히 넓다.


상대적으로 개인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정봉길은 Gila라는 이름으로 사운드 클라우드에 선우정아의 [구애] 리메이크를 올리며 후발주자로서 그 행보를 시작했다.


[AUTHENTIC]에서 늘어난 고형석의 비중과 사실상 원 기타 체제로 굳혀진 악기 구성에서 미루어보았을 때, 밴드 내 정봉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각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본래 Bye Bye Badman의 분위기와 동떨어진 느낌이 강했고, 이를 염두에 둔 채 <Shimmer>를 감상하면 오히려 정봉길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신스를 베이스로 하여 웅장한 공간감을 만들고 기타가 차분히 디테일을 채워주는 곡 구성은 [AUTHENTIC]에서의 전반적인 구성과 유사하다. Bye Bye Badman에서의 코드 진행과 멜로디 라인의 세련됨은 유지하면서 시티팝적인 요소를 가미해 힙스터들의 취향을 확실하게 저격했다.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선이 굵은 목소리보단 톤에 집중한 보컬이 연주와 같은 선상에서 뻗어가긴 약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밴드 안에선 멤버들의 코러스가 많이 겹쳐져 있던 반면, <Shimmer>에서는 정봉길의 목소리가 홀로 곡을 이끌어 간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Bye Bye Badman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보컬을 포함한 모든 세션의 밸런스인데, 이처럼 정봉길이 많은 가사와 멜로디를 이끌어 가는 것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른 멤버들과 비교했을 때 Bye Bye Badman으로서의 모습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곡이어서 처음부터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구애] 리메이크 트랙, Glowingdog - Need you now(ft. 정봉길)과 함께 들으면 더 좋다.



Gila - Shimmer

 

Gila - 구애 (Sunwoojunga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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