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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배운 일 13 : 신상필벌

리더가 할 줄 알아야 하는 것

by 장재형

13. 신상필벌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리더

아버지는 말하셨다.


손자병법에 처음 나오는 얘기, 손자가 궁녀들 모아놓고 군율을 가르치는 장면 기억하니.


왕이 손자에게 궁녀도 통솔할 수 있는지 묻고, 손자는 할 수 있다고 대답하지. 왕의 테스트에 손자가 어떻게 했지? 명령했는데 지시를 안 따르니 처음은 장군의 부족함으로 명령이 안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보고 다시 했지.


그래도 안 따르니까 어떻게 했어? 중간 지휘관 맡은 궁녀를 죽이잖아. 그러니까 곧바로 모두 말을 착착 듣고.


리더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신상필벌을 제대로 하는 거야. 원칙이 제대로 서야지. 그 선을 넘으면 모두 앞에서 목을 벨 줄 알아야 해.


신상필벌을 제대로 할 줄 아는 리더가 적어지니 제대로 된 조직이 적어지는 거야.


아들은 들었다.


신상필벌. 말은 쉽다.


하지만 점점 리더들이 약자가 되어가고 있다. 눈치를 본다. 요구도 많다. 책임은 무겁다. 희망은 약해진다.


그럴수록 마음을 굳세게 먹어야 하는데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아들도 그렇다.


아들은 일하며 필벌을 해야 하는 순간을 몇 번 마주했다. 그때마다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벌을 행할 거면 끝까지 가야 했다.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라 쉽지 않았다.


아버지는 왜 아들에게 이 조언을 했을까. 아들의 추측은 이렇다.


아버지는 아들이 사람에 약하다는 걸 알았다. 마음이 약해지면 더 큰 비전으로 갈 수 없음을 알았다. 아버지는 살면서 원칙을 제대로 못 지켜 무너진 조직들을 겪기도 했고 보기도 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인정에 흔들리는 게 걱정됐다. 그래서 아들에게 몇 번을 얘기했다. 신상필벌을 잊지 말라고.


아버지의 마음에 대한 아들의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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