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로 가는 길에 읽은 책
난 비행기에서 책을 잘 보지 못한다. 자리가 불편해서 그런지 집중이 잘 안 되고, 영화를 보는 편을 더 즐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여행엔 그 시간 동안 책 읽기를 선택했다. 내가 잘 못하는 거니까, 그러기로 선택했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 이 책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골랐다. ‘포르투갈’ 검색해서 찾은 책이다. <파이 이야기> 작가의 책이고 유명한 분의 추천이 있다는 것 외에는 정보가 없었다. 제목에 포르투갈이 나오니 포르투갈 배경의 이야기겠지라는 추측만 있을 뿐.
세 남자가 있었다. 아내를 잃은 세 남자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세 남자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시대에 포르투갈 북부에 있는 높은 산과 인근 마을에서 겹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는 세 남자는 예상할 수 없는 일과 마주하면서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난처하고 때로는 좀 웃기기도 한 상황으로 삶이 흘러간다.
작가는 왜 굳이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선택했을까. 그곳에 어떤 신화적인 상징이라도 있을까. 포르투갈에 놀러 갔다가 떠오른 이야기였을까.
한국 하늘에서 읽기 시작해서 조금씩 읽기 시작한 책을 리스본 하늘에 도착하기 전에 다 읽었다.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해 아쉬운 여행이었는데 아내를 잃은 남자들의 이야기라서 내겐 처연한 느낌마저 안겨 주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 좋은 이야기로 가득한 덕분에 완독의 즐거움은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