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는 사장이 되기 위하여
18. 그 돈을 왜 버는데?
아버지는 말하셨다.
그 돈을 왜 버는데? 이거 대답 못 하는 사장들 많다.
다들 돈을 벌어야 한다고 말은 해도, 왜 버는 이유를 말 못 하면 그냥 장사꾼이야. 돈 많이 벌면 좋으니까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많아. 사업가는 달라야 돼. 이 돈을 왜 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해.
이유를 말하느냐 못하느냐로 처음 걸러지고, 그 이유가 얼마나 가치 있느냐로 또 걸러져. 진짜 오래가는 사장은 달라.
예전에 기부하려고 돈 번다는 분 본 적 있어. 사회복지 쪽을 보니 돕고 싶고, 뭐가 됐든 도움을 주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봤지. 그래서 그분은 그냥 무조건 돈 된다 싶은 사업을 했어.
돈에 혈안이 돼서 일하니 돈이 점점 크게 벌렸어. 기부를 해야 하니까 어떻게 하면 돈 벌까 궁리하고 실행하고 어떻게든 이익을 쌓아가고. 돈의 목적이 분명하니까 돈을 허투루 쓰지 않지. 한 푼이 아까운 줄 알고 회사를 운영했어.
그 사람이 정말 기부를 얼마나 했는지는 나도 몰라. 그래도 그 사람은 자기 목적이 분명한 거야. 그게 차별점이야.
아들은 들었다.
아들에게 누가 그 질문을 하면 아들은 겸연쩍게 웃을 가능성이 높다. 아들은 아직 돈 벌어야 하는 멋진 이유를 갖지 못했다.
아들은 가족을 위해 돈을 번다. 혹은 스스로를 위해서. 아직 사업가가 되지 않은 것이다.
혹시 오해를 위해 덧붙이면, 아버지는 기부에 초점을 둔 게 아니다. 어떤 이유가 됐든 돈 버는 이유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아버지도 그럴만한 큰 이유가 없어서 큰돈을 벌지 못한 걸까. 그래서 아들에게 이런 조언을 건넨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