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배운 일 21 : 적정 속도

언제든 멈출 수 있을 때를 알아라

by 장재형

21. 너가 언제든 멈출 수 있는 속도가 적정 속도다


아버지는 말하셨다.


너 운전할 때 좀 밟는 거 같아. 조심조심해.


남들 빨리 간다고 빨리 가려고 하지 마. 너가 언제든 멈출 수 있는 속도가 적정 속도야.


급하게 가는 것보다 사고 나지 않고 가는 게 중요해. 어차피 도착하는 시간은 별로 차이 나지 않아. 천천히 가도 큰 차이 없어. 괜히 너의 속도를 놓치면 사고 날 가능성이 높아져.


엑셀 잘 밟는 건 누구나 잘해. 브레이크를 어떻게 잘 밟느냐가 진짜 실력의 차이지.


아들은 들었다.


아들은 사실 좀 밟는 성격이다. 그는 속도의 짜릿함을 즐긴다. 옆에 가는 차보다 앞서갈 때 좋아한다. 아들은 가족이 생긴 후 운전습관이 변했다. 혼자 운전할 때도 좀 더 조심스러워졌다.


아버지는 여전히 아들이 속도를 낸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옆자리에서 아들의 운전에 대해 짧게 잔소리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속도의 문제는 비단 운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일의 속도가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속도까지만 올린다. 자신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속도까지 간다면 브레이크에 발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아들은 일에서도 운전 같이 남의 속도를 보는 습관이 있다. 액셀을 밟아서 더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다. 몇 번 밟는다고 밟았는데 도착지에는 빨리 못 가고 상처만 남았다.


그런 날 밤늦게 집에 오면 아버지는 방에서 씩 웃으며 아들을 반긴다. 옆자리에 졸던 노인의 지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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