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기존의 방법에서 벗어나라
30. 이슈를 만들고 싶으면 기존의 방법을 쓰면 안 된다
아버지는 말하셨다.
난 마케팅 전문가도 아니잖아. 그런데 그때 내가 했던 일은 이슈를 만들어야 했어. 거기에 마케팅 홍보 해봤던 애들 말 듣는데 그냥 뻔한 얘기 하고.
적이랑 똑같은 방법 쓰면 어떻게 주목을 끌 수 있겠어. 같은 방법으로 할 거면 돈이라도 많이 써야 하는데 그럴 여건도 안 됐지.
적이 안 쓰는 방법인데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지. 그때 눈에 들어왔던 게 지방신문사였어. 포털 뉴스 덕분에 조중동에 기사가 나가든 지방신문사에 기사가 나가든 똑같아. 그냥 여전히 기존방식으로만 생각하니까 큰 신문사만 바라보지.
지방신문사에 보도자료 먼저 주니까 좋아하던데. 게다가 미리 매주 뿌릴 보도자료를 몇 달 치 준비해 놨지. 이게 처음에는 모르는데 양이 늘어나면 무시할 수 없게 돼. 조중동 데스크에서 뭐라고 하겠어? 야, 이거 기사가 계속 뜨는데 넌 이거 취재 안 하고 뭐 하냐.
이슈를 만들고 싶으면 기존의 방식을 쓰면 안 돼. 새로운 방식, 너만의 방식을 찾아야지. 마케팅 안 배워도 방법을 찾게 돼. 절박하거든. 절박하면 돼.
아들은 들었다.
아버지는 당시 시민단체 일을 하고 있었다. (만약 내 글을 계속 읽고 있다면 대체 아버지 직업이 뭐였는지 물을 수 있다. 버라이어티 하게 사셨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아버지는 이슈를 만들어서 사람들 관심을 끌고 결국 공론화를 해서 법까지 가는 것으로 프로젝트 계획을 세우셨다. 아버지는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셨고 움직이셨다. 당시 집에 못 들어오시는 날도 많았다. 왜 그렇게 간절하게 절박하게 일하셨을까.
아버지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마케팅을 펼치셨다. 책을 보고 공부한 것도 아니고 전문가에게 맡긴 것도 아니었다. 그냥 부딪쳤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방법을 찾으셨다. 초보의 행운이라기보다는 초보의 새로운 관점이고 전략이었다.
결국 아버지의 프로젝트는 성공했다. 그리고 오래 지나지 않아 시민단체를 나오셨다. 마치 협객처럼.
그는 계속 자기만의 무공을 익히고 해결해 갔다. 이슈몰이뿐만 아니라 어떤 싸움에서도 기존의 방법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검을 뽑았다.
아들은 아직도 어릴 적 책장에 가득했던 김용의 무협지 제목들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