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배운 일 33 : 리더와 사기

사기를 불러일으키는 게 전부다

by 장재형

33. 리더는 사기를 불러일으키는 게 전부다.


아버지는 말하셨다.


대표가 되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져. 그 자리까지 간다는 건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 가게 되지.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깨닫게 될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게 사실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일이라는 건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게 서로 짬뽕이 되는 거야.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내 입맛대로 움직일까.


그래서 리더는 사기를 불러일으키는 게 전부야. 괜찮은 사람들 앉혀 놓고 일하고 싶게 만들면 돼. 으쌰으쌰 하기도 하고, 확 긴장감 주기도 하고, 해보자고 말하고. 유비나 조조가 한 거 결국 사람들 모아서 사기를 일으킨 게 전부야.


때로는 분위기가 경쟁력이다.


아들은 들었다.


일은 기세다. 경영도 기세다. 분위기에도 기세에도 기(氣)가 들어간다.


아들은 사실 자기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일찍 알았다. 아버지는 사기가 중요함을 알려줬지만 사기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디테일의 부족, 혹은 물고기 잡는 법은 알아서 찾으라는 말이었다.


아들이 방향을 잘 찾지 못하는 거 같아 보였는지, 아버지는 함께 스포츠 경기를 볼 때마다 사기 얘기를 자주 꺼냈다. 감독이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야 사기가 올라가지, 감독이 고개를 숙이면 사기가 떨어지지, 감독이 화를 내야 사기가 나는 거지, 아들은 사기처럼 사기에 대한 말을 참 자주 들었다.


사기를 일으키는 걸 잘하지 못한다면 사기를 꺾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뜻으로 하는 말이라도 사기를 확 엎어버리는 말들이 있다. 하지 말아야 할 말만 피해도 일은 꽤 잘 돌아갔다.


아들의 삶에도 분위기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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