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세출의 밴드, 퀸과 명불허전의 목소리를 지닌 프레디 머큐리를 위하여.
그런 이로는 안돼.
남들보다 이가 네 개 많아서 입에 공간도 많고 음역대도 높지.
나보다 파격적인 사람은 없거든.
우린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죠.
퀸을 놓친 남자로 영원히 기억될 거예요.
내가 썩었다고 생각할 때가 언제인지 알아? 날파리들이 꼬일때야. 이젠 뜯어먹을 것도 별로 안 남았어.
공연 다음날 눈을 떴을 때 공연장에 안 섰다면 죽을 때 까지 후회할 거야.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
불세출의 밴드, 퀸과 명불허전의 목소리를 지닌 프레디 머큐리를 위하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모두가 익히 알고있는 밴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생애를 그린 작품이다. 공항에서 짐이나 나르던 수화물 기사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까지 프레디의 인생에 그렇게 큰 굴곡은 없다. 그래서 전기 영화가 주는 특유의 쾌감이나 여운이 거의 없는게 이 영화의 특징이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를 나락으로 잡아끌던 주변인물들이나 술과 약물에 찌든 삶을 살면서 스스로 구렁텅이 빠져 결국 생명줄을 놓아버린게 아닐까 생각된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일대기를 쭉- 훑어가며 그들의 히트송 넘버들을 줄줄 읊어댄다. 퀸을 잘 모르던 시절의 나조차도 알던 '보헤미안 랩소디' 가 영화의 타이틀이 된 이유는 퀸의 상징적인 곡이기도 하지만 전무후무했던 오페라 파트가 곡 속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엔딩으로 흐르는 '라이브 에이드' 씬의 보헤미안 랩소디 오프닝은 영화와 현실의 시간적 흐름에 놓인 프레디의 건강상의 문제와 직결되어, 어마어마한 감동을 건네준다. 퀸을 썩 좋아하진 않았는데 유튜브로 수없이 봐왔던 라이브 에이드 공연 실황을 스크린에 그대로 옮겨놓은 제작진의 구현력에 그냥 막 눈물이 줄줄 흐른다.
프레디 머큐리의 타고난 목소리와 성량 덕분에 퀸이 원하던 음악적 성취를 원하는 대로 모두 다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음악이나 삶에 대한 고뇌가 영화에도 별로 나오질 않는다. 프레디는 그저 물 흐르는 대로 곡을 썼고 투어를 돌았고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인기와 부를 얻으면서 부터 프레디의 절제되지 않은 생활들이 마치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어린아이처럼 펼쳐지는데 그게 참 안타깝다. 뼛속에 심어져 있는 외로움과 기괴한 파티를 유독 좋아하는 특이함, 그리고 여성과 남성 모두를 사랑하는 그의 기행에 가까운 사생활이 결국 프레디의 발목을 잡고, 바보에 가까운 뮤직 비지니스 적인 면모 덕분에 좋은 사람들은 모두 그를 떠난다. 지독한 외로움과 음악적 카타르시스 사이에서 정신병이 걸리지 않은게 다행인 것 같은 프레디 머큐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시작부터 퀸의 음악 소스를 제대로 가져다 쓴다. 특히 초중반에 등장한 somebody to love 의 레코딩 장면에 나오는 좌-우 스피커 활용은 영화를 보는 재미 뿐만 아니라 듣는 재미까지 선사한다. 나머지 히트곡들의 히스토리는 의외로 많이 나오지 않는다. 영화 제목에 쓰인 보헤미안 랩소디의 제작기만 약간 들어가 있는 정도. 영화에서 주목해야할 지점은 후반의 라이브 에이드 씬과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은 마리 말렉과 퀸의 기타리스트였던 브라이언 메이 역을 맡은 귈림 리의 실존인물 싱크로율이다. 특히 마리 말렉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프레디 머큐리 특유의 제스쳐는 붙여넣기를 한 것 같은 느낌을 주고 귈림 리의 외모는 브라이언 메이의 친아들 같을 정도다.
(꽤 장신처럼 보이던 프레디-실제 키는 177cm-와는 달리 마리 말렉의 덩치가 귈림 리 보다 작은 건 좀 아쉽지만)
영화에 그려진 프레디에 비해 실제 알려진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꽤 있다고 한다.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영화로서 꽤나 약한 보헤미안 랩소디이지만 그렇다고 퀸의 음악적 성취만을 쫓은 영화도 아니다. 그저 드라마틱하게 살다 간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스트레이트로 쭉- 그려낸 영화다. 악보를 볼줄도 모르던 프레디 머큐리가 자신만의 스타일과 머릿속에 그려지는 음계로 곡을 창조해 내던 재주는 그저 신에게 영감을 받은 거라고 밖엔 설명 못하겠다.
이 영화 덕분에 나는 수십년 동안 미뤄왔던 퀸의 베스트 앨범 1, 2, 3의 묶음 버젼과 보헤미안 랩소디 사운드 트랙을 구입했다. 퀸의 팬이 아닌 내가 봐도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
+
밴드 퀸의 정확한 뜻은 QUEEN 이라는 단어가 지닌 여덟번째 뜻이 아닐까 생각된다.
++
영화 제목에도 쓰인 보헤미안 랩소디 뮤비와 라이브 에이드의 링크를 걸어두자.
보너스로 내가 들었던 보헤미안 랩소디 커버중에 가장 완벽에 가까운 스타일을 보여준, 패닉! 앳 더 디스코의 버젼(from suicide squad ost) 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