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고의 한국 코미디 영화.
은밀하게 얘기하는데!
우리 태수 좋됐구나...
누나 같은 편안함이 있어.
57살에... 키티...
사람의 본성은 월식 같아서 잠깐 가려져도 금방 드러났을거야.
사람들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뒤돌아 보면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있어.
남자는 안드로이드 폰이고 여자는 아이폰이야.
2018년 최고의 한국 코미디 영화.
영화 완벽한 타인은 제목과 엔딩마저 똑같은 이탈리아의 작품을 원작(퍼펙트 스트레인저스 / 2016)으로 한다. 그래서 엄청나게 재미있고 각 연기자들의 미친 연기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남자 동창 다섯 명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커플모임에 문득 석호(조진웅)의 아내인 예진(김지수)이 한가지 제안을 한다. 모두의 핸드폰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전화, 문자, 이메일까지 수신되는 모든 것을 그 자리에 있는 모두와 공유하는 것. 처음엔 우습다며 모두들 당당하게 핸드폰을 오픈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게임은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간다는 이야기.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다. 한국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빠져들어 실컷 웃고 느껴본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이탈리아의 영화를 그대로 베끼긴 했지만 런닝타임 내내 명연기를 펼치는 한국의 기라성같은 배우들 덕분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다. 특히 평소 성격도 저럴 것 같은 조진웅의 감정조절, 딸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 그리고 어디까지가 애드리브이고 어디까지가 연기인지 좀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태수 역을 맡은 유해진, 섬뜩한 공포영화를 보는 듯 감정기복 심한 캐릭터를 아주 잘 소화한 태수의 아내, 수현을 연기한 염정아 등. 완벽한 타인에 등장한 모든 배우들이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제 역할을 아주 잘 해낸다(한가지 옥의 티가 있다면 이서진의 괴랄한 발성. 문득 그 역할을 김주혁이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웃기는 포인트에선 기가막히게 웃기는데 캐릭터들은 절대로 웃지 않는다. 이런걸 블랙 코미디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 지점 역시 아주 훌륭하다. 영화 후반에 불륜도 모자라 거의 개새끼 급으로 피치를 올리는 준모(이서진) 가 클라이막스를 이끌어 가는데 배우가 영 별로다.
영화 초반에 분명히 제시하는 월식에 대한 이야기처럼 엔딩은 마법처럼 끝이난다.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일 것이고 관객의 입장에선 진실이었는지 허구였는지 알쏭달쏭한 지점이다. 기본적인 극의 흐름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남겨놓은 '타인' 에 대한 무수한 대사들도 충분히 사유하고 고민을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엔딩 역시 그렇게 처리함으로서 또 한가지 이야깃거리를 남겨둔다. 원작을 빼다 박은 영화지만 충분히 영리하게 만든 영화라 생각된다.
특히 한국에서 있을법한 거의 모든 화두(고부갈등, 소원해지는 부부관계, 자녀 양육문제, 게이, 불륜, 처가에게 무시받는 남편 등)를 여실히, 그리고 과감히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영화 완벽한 타인은 정말 오랜만에 등장한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다. 목소리로만 출연한 이순재, 라미란, 김민교, 조정석, 진선규, 정석용 등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함.
예진이 왜 뜬금없이 그런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는지 영화를 다 보면 이해가 간다.
+
김지수가 술을 조금 덜 마셨더라면 정말이지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영화가 됐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