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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27. 2016

인터스텔라

interstellar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우리가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에요. 이해는 못하지만 믿어보기는 하자구요.



부모는 자식의 미래를 위해 유령 같은 존재가 되는 거지



우린 답을 찾을거야, 늘 그랬듯이.


















눈이 부시다.


저예산 영화였던 '메멘토' 로 핫샷 데뷔한 이후, '작가 주의적 성향이 강한 감독이 히어로물을 맡으면 유치찬란한 영웅 영화도 드라마로 만들 수 있구나' 라는 전무후무한 이력을 세운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다.


이 영화 속엔 지금껏 등장했던 거의 모든 sf, 특히 '우주로 나아가는 인류' 를 다뤘던 sf 영화들의 모든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엔 크리스토퍼 놀란이 자신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같은 영화지만 말이다.


놀란은 이 영화에서 그동안 존재했던 sf영화들에 대한 오마쥬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존경과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또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황폐해진 지구를 버리고 우주로 나아가야만 하는 인류' 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데,
솔직히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여러 sf 영화의 거장들이 간혹 놓치곤 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너 와 나' 로 규정지어지는, '인류에게 내려진 가장 큰 선물' 을 놀란은 긴 런닝타임 동안 계속 이야기 한다.


그 한켠에 HAL 이 있고,
웜홀과 블랙홀이 있고,
세타수면과 인간이 예측한 범주안에 있다 믿는 새로운 행성이 있으며
새로운 인류를 만들 씨앗들과 우주 정거장이 있는 식이다.
('중력' 이라는 단어를 계속 이야기 하는 부분에선 어쩔 수 없이 앞서 개봉했던 '그래비티' 가 자꾸 떠올랐다)


놀란만의 독창적인 엔딩은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초반에 익히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야기 이지만,
우리보다 몇차원이나 더 높은 곳의 존재를 이야기 하고 영상으로 구현해 낼 수 있는건 세상에 몇 사람 없다.


그래서 이 영화가 대단하고
크리스토퍼 놀란이 대단하다.


끝끝내 자신의 말이 맞다며 타스에게 우기는 주인공의 모습마저 인간답고(특히 '미국인' 답고), 자신의 딸을 포함한 남겨진 인류를 위해 한 발 더 내딛을 고민을 하는 모습 역시 인간답다.


다음은 또 어떤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게 될까
벌써부터 크리토퍼 놀란의 차기작이 기대가 된다.









+
이 영화의 음악을 맡은 놀란의 사운드 파트너 '한스 짐머' 는 영화가 채 만들어지기도 전에 놀란에게 한장의 메모를 받았었는데, 그 어떤 영화적 소스 없이 영화에 등장하는 시 한편을 보내, 그 시를 읽고 느낀 점을 음악으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한스짐머는 한 아들의 아버지로서 느낀 감정을 피아노로 풀어냈고, 놀란 감독은 그 곡을 마음에 들어하며 '영화의 심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라고 했다고 한다.
그 뒤 한스 짐머에게 '인터스텔라' 의 정체를 밝혔고, 두 사람은 음악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
이 영화를 굳이 아이맥스로 볼 필요는 없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때의 아이맥스 타임 보단 기니 괜찮을 지도..)
그리고 1시간 동안의 오프닝이 지루할 수 있으니 본작을 관람하기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볼 것.




+++
머피의 어린 시절로 나왔던 '맥켄지 포이(mackenzie christine foy)' 의 앞날도 기대가 된다.





++++
국내에 이 영화의 대항마(?) 로 나온 영화(같은 날 개봉) 는, 웹툰을 기반으로 만든 학원 코미디물이라는 현실이 참담하다.


인터스텔라는 현재 예매율 90퍼센트를 잡아먹으며 독주 중이다.


한동안 또 볼만한 영화가 다음 주 개봉하는 '카트' 말고는 없을거 같아서 퍽 심심한 11월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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