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빚은 독특한 사랑 이야기.
'보고싶었어'
니 자지 존나 작아! 엄지발가락이 더 크겠다!
난 처음 헤어진 남자한테부터 걸레 소리 들었어. 니들한텐 섹스 못해본 첫사랑 한 명 빼고 다 걸레잖아.
김래원의 재발견.
전 여친과 파혼을 맞고 술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재훈(김래원)'. 전 남친과 뒤끝있는 이별 후 매일 그에게 시달리는 '선영(공효진)'. 두 사람이 그리는 가장 보통의 연애이야기.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제목과는 다르게 술로 모든 사건들이 펼쳐지는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광고업체에서 팀장급으로 일하는 재훈은 '여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보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와 결혼을 하는게 맞다' 고 이야기하던 전 여친 '수정(손여은)'에게 끔찍한 배신을 당한 뒤(결혼식 날짜까지 잡고 같이 살던 집에서 동거를 하다 재훈이 일찍 귀가한 날, 다른 남자와 자신들의 침대에서 뒹구는 전 여친을 봄)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술로 버티며 산다. 재훈이 근무하는 회사에 새로운 직원으로 들어가게 된 선영은 입사환영회 때까지 찾아와 청혼을 하는 헤어진 전 남친 덕분에 회사 사람들에게 빈축을 산다. 전 남친이 바람을 피워서 연애가 끝났기에 자신도 새로운 남자를 만난 것 뿐인데 걸레라는 둥 온갖 험한 말을 내뱉는 전 남친과의 사정을 재훈에게 들켜버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재훈은 필름이 끊겨 선영에게 두 시간 동안 전화를 걸어서 온갖 푸념을 뱉어버리고 그런 재훈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선영은 조금씩 재훈에게 다가가는데...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는 보편적인 남자와 보편적인 여자의 심리상태를 잘 그려낸 연애물이다. 상당히 코믹한 요소들도 많고 남녀간의 감정선을 아주 디테일하게 잘 그려낸 수작 되시겠다. 특히 한국에 살고있는 거의 모든 싱글 남성들이 여성을 꼬실 때 이야기하는, '나는 다른 남자들이랑 달라' 라는 말과 그게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라며 남성의 말을 믿어주는 척 하는 여성들의 묘사를 은근하게 잘 표현해서, 본작의 각본까지 맡은 김한결 감독의 내공이 빛이나는 작품이다.
배우 김래원은 그동안 주로 쎈 영화들만 자주 찍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다시는 극장에서 보지 않는 배우가 되었지만 이번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는 무너질대로 무너진 남자의 모습을 너무 잘 표현해서 '김래원에게 이런 얼굴도 있구나' 라는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배우 공효진은 그녀밖에 할 수 없는, 털털하면서도 무심하고 그 안은 따뜻한 걸로 채워져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서, '역시 공효진'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이별 앞에서는 재훈이 좀 더 엉망이고 선영은 그래도 어떻게든 무덤덤하게 살아내려 노력하는 캐릭터다. 재훈의 과거사를 듣고 자신의 옛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동정' 으로 시작해서 사랑에 이르기까지 보여주는 선영의 감정변화는 뭇 여성들의 그것과 많이 닮아있어서 상당히 보편적인 감정을 끌어낼 수 있을 정도지만 극 후반부에 갑자기 등장하는 선영의 과거사는 재훈이 처한 '로우 레벨'에 조금이나마 장단을 맞춰주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여서,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될 장치였다.
깨알같은 개그씬을 보여주는 주변인물들과 영화 내내 몸을 사리지 않는 슬랩스틱을 선보이는 김래원 덕분에 유쾌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로맨틱 알코올 코미디 영화다.
+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의 쿠키영상은 없다.
++
가장 보통의 연애의 영어 제목은 한글제목과는 다른, 'crazy romance' 인데 그 말에 딱 맞는 엉망진창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
과도한 음주는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해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