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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Dec 23. 2019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 리뷰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되새기는 또 하나의 화법.

당신이 왜 화가라고 생각하죠? 그럼 신은 당신이 비참해지길 바라며 그림 그리는 재능을 준 건가요?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되새기는 또 하나의 화법.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고흐의 눈을 빌려 사물을 바라보고 화가의 영역에서 가장 크게 불타올랐을 무렵, 그가 어떻게 조금씩 미쳐갔는가를 재조명하는 영화다.

1886년 부터 1888년 까지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빈센트 반 고흐(윌렘 대포)'는 인상주의 화가들과 교류하게 된다. '폴 고갱(오스카 아이삭)'을 처음 만난 것 역시 프랑스 파리에서였다. 이후 반 고흐는 1888년 프랑스 남부 아를에 머물던 시기에 특유의 타는 듯한 색채의 화풍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프랑스 남부 아를 부터 죽음을 맞이한 오베르 쉬르 우아즈까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1886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빈센트 반 고흐의 전시에서 처음으로 만난 고흐와 폴 고갱은 서로의 자화상을 주고받으며 교류를 이어 나간다. 미술상이었던 고흐의 동생, '테오 반 고흐(루퍼트 프렌드)'는 형의 부탁으로 폴 고갱이 프랑스 아를에서 머물 수 있도록 경비 지원을 약속하고, 1888년 10월 23일 폴 고갱이 아를에 오게 된다. 두 사람은 노란 집에서 공동생활을 시작하지만 상반된 성격, 그림에 대한 견해차로 인해 언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12월 23일, 폴 고갱과 다툰 이후 정신 이상 증세가 심해진 빈센트 반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는 사건이 벌어진다. 폴 고갱은 사건 직후 아를을 떠나고 60여 일 간의 두 사람의 짧았던 인연도 끝이 나게 된다. 그 뒤 1890년 7월 27일, 스스로 총을 쏴 자살했다는 고흐의 마지막 행보를 영화의 감독이자 각본가인 줄리안 슈나벨이 '타살설'에 무게를 실으며 영화가 마무리된다. 2011년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 스티븐 네이페와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가 저서를 통해 주장한 빈센트 반 고흐 타살설은 '총상 부위는 스스로 겨냥하기 어려운 위치이고 무엇보다 손에 화약 흔적이 없기 때문에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 주장한다. 게다가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80일 동안 머물면서 그림을 75점이나 그린 고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리 없다는 감독의 말도 신빙성을 더한다.




영화 고흐 영원의 문은 고흐의 죽음보다는 빈센트 반 고흐가 죽음 직전까지 자신의 생을 태우며 완성한 후반기의 작품들과 시간이 흐를수록 더해져만가는 그의 정신이상 증세, 그리고 고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담으려 애쓴 영화다. 앞서 바른 물감이 마르기도 전에 덧칠하는 기법으로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감상을 주는 고흐의 작품들은 현시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명작들로 알려져 있다. 극심한 생활고와 정신병, 그리고 그 시대에 인정받지 못하던 고흐의 억눌린 자화상들은 마치 관객이 고흐 그 자체가 된 듯, 아름다운 프랑스의 풍경에 완벽하게 녹아드는 감상을 가져다 주는 영화다.





고흐가 생전 광기에 사로잡혀있었다는 세간의 말 보다는 '인간 빈센트 반 고흐' 에 집중하면서 그가 창조하고 싶은게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대부분의 촬영이 핸드헬드 기법으로 완성되어 관객에게 살짝 불친절한 영화일 수도 있겠지만 감독은 고흐가 세상에서 느꼈던 어지러움증을 표현하려 디옵터 렌즈도 사용해가며 영화에 반영했다(빈센트 반 고흐 역을 맡은 윌렘 대포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기도 했다). 영화 중간중간에 고흐의 팬이라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작품의 모델들도 자주 등장해 주고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고흐에게는 한없이 차갑던 사람들의 눈빛보다, 맹렬한 기세로 고흐를 감싸안아주던 그림의 배경이 된 풍경들이 마치 그 당시 고흐가 살고있던 곳에서 함께 살아 숨쉬는 것 같은 체험을 주는 영화다.



가셰 박사와 마담 지누


영화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의 불운했던 일생 뒤로, 찬란한 빛 속에서 살다 간 그의 마지막 생애를 잘 표현한 영화다. 고흐는 이미 예술과 역사 속에 한 획을 굵게 그은 화가지만 평생 가난에 시달렸으며 정신병까지 앓다가 자살인지 타살인지도 불분명한 죽음을 허무하게 맞이한 인물이라서 그의 행복한 인생을 표현하는 영화를 보고 싶은 건 나뿐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영화 전문 마케팅 업체인 '루미네'에서 실시한 시사회에 초대되어 관람한 영화다.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용산 CGV에 있는 아트하우스인 '박찬욱관' 에서 영화를 관람했는데 1인 2매에 상영관 정중앙 좌석이라 혼자 두 자리 다 차지해서 아주 편하게 관람하고 왔다.





평일 대낮 시간이라 빈자리도 꽤 보이던데 다음부턴 평일 저녁 시간대에 시사회 스케쥴을 잡아보시는게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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