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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27. 2016

국제시장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격은기 참 다행이라꼬.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격동의 반세기를 버텨온 우리네 아버지들의 이야기.









6.25 전쟁통에 흥남에서 아버지와 막내를 두고 부산으로 피난 온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이별하며 덕수에게 건넨 '이제 네가 가장이다' 라는 말 한마디만 붙잡고 자신의 인생을 버린채 덕수는 묵묵히 가족을 위해 몸 바친다.


'지난 세대' 혹은 '386', '486' 으로 분류되던 우리의 아버지 세대들의 이야기라서 '지금', '현재' 가 이 영화 속에는 없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 자신의 삶을 버리고 허수아비처럼 과거의 기억들만 나열하기 바쁜 영화는 아니다.
막연하고 힘들었던 과거 자신의 모습이 캐릭터 그 자체이고 한국 사람들만이 나눌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정서' 가 이 영화에는 담겨있다.
먹고 사느라 자신의 정체성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이 정말 짠하다.


극 후반으로 가면서 '이래도 안울어?' 라는 감독의 연출은 분명 눈물샘을 어쩔 수 없이 자극하는 장치로 휘발되지만 행여 허수아비 처럼 살다간 우리 아버지들이라고 한들 쉬이 간과하면 안된다는게 이 영화의 핵심이자 주제이다.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우리 자식들이 겪지 않아서 참 다행이야' 격동의 반세기를 지난 후 더 치열해져만 가는 지금의 현실을 악착같이 버텨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 영화였다.







+
김윤진 누님의 노인 연기는 뭐랄까 참.. 황정민횽이 연기를 잘한건지 너무 비교 되더라. 젊은 시절 연기는 좋았는데, 노인 연기는 극 몰입에 방해가 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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