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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29. 2016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어느순간 부터인가 '루저' 들을 대표하는 작가가된 듯한 박민규의 장편소설.

군대에 있을 적에 한번 읽어보았었지만 기회가 되서 다시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기묘한 프롤로그 부터 눈길을 끌면서 한때 거창하게 출발하여 허망하게 막을 내린 프로 야구단 '삼미 슈퍼스타즈' 의 '일대기' 와 함께
주인공의 삶 전체가 투영된 소설이다.

실제로 
프로의 세계에서 아마추어의 야구를 했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구구절절하고도 웃으며 눈물이 나는 일대기는
왠만한 스크랩터가 아닌 이상 '이렇게 까지 구술해 낼 수 있을까' 라는 감탄사가 나올만큼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다.

1982년, '구도 인천' 이라는 명쾌하면서 한국 야구역사에 한 획을 긋는 단어가 일깨워주는
'상징성' 에 과감한 철퇴를 내리 꼿는듯한 삼미의 처참한 전력은
'프로' 가 되지 못한채, '아마' 의 세계를 살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아마추어' 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동질감' 을 느끼게 해 준다.

분명 가슴속에는 남아있지만 
바쁜 일상속에서 아주 가끔가다 문득 떠오르는 '첫사랑' 의 기억처럼
해를 거듭할 수록 안타까움만 전해주던 삼미 슈퍼스타즈의 '역사' 옆켠에서
조심스럽게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이야기.


박민규를 알고 싶은 독자에게 권할만큼
(야구를 잘 모르더라도)어렵지 않고 역대 박민규의 소설들 중에서 주옥같은 대사와 문장들이 가장 많이 들어있고, 매우 잘 읽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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