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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2. 2016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자격증을 열 네개 따던 날
담임선생님이 그러더라구요
남들한테 없는 네 진짜 무기가 뭔줄 알어?
노력으로 가질 수 없는거
바로 네 몸매야
그걸 알고있는 여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창녀하고 산부인과 의사하고 성병에 대해서 누가 더 잘 알고 있을까요?
창녀? 산부인과 의사?
창녀에요
창녀들은 아주 조그만 변화가 자기 몸에 있어도 그냥 알거든 한방에
이게 무슨 병인지 자기 일이니까
아주 프로페셔널 하다고
다음부터요
만약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잘린 손가락을 얼음물에 넣어서 가지고 오세요
휴지에 둘둘말거나 헝겊에 싸가지고 오는 분들도 있는데
그냥 얼음물에 퐁당 빠트려서 가지고 오는게
훨씬 신선해
그렇게해서 가지고 오면
내가 진짜 깔끔하게 붙여드릴 수 있으니까
아시겠어요?















시간이 없어
잠은 나중에 자면 돼
일을 늘려야 돼
나만 열심히 하면 돼















아줌마가 죽였지?















이 세상엔 복어독의 해독 물질이 없습니다















미안해요
그러니까
내가 죽이는거 이해해 주세요















안돼요
내 남편 곧 깨어난단 말이에요
























참신한(?) 유부녀의 복수극


주로 단편영화판에만 있다가 본격적으로 상업영화에 뛰어든 안국진이라는 감독의 영화다.


애초부터 박찬욱 감독의 영상을 프로모션에 끼워넣었을만큼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가 떠오른다.


시종 무덤덤하고 서늘한 캐릭터들이 벌이는 온갖 참극을 다룬 영화라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에서 꾸준히 봐왔던 클리셰들이 쉴 새 없이 반복되지만
이정현이라는 배우가 지닌 힘 하나로 시작부터 엔딩까지 가열차게 밀어붙이는 영화다.
감독의 코멘터리처럼 이정현이 아니었으면 그 누구도 소화해 낼 수 없던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건 시작은 우연이었으나 나중은 당연하게 변해버린 수남의 정당성.
애초에 이기적으로 살지 못한 여자라서 이기적인 사람이 되었을 땐 얼마나 무서울까 짐짓 두려웠지만
막상 이기적으로 변한 뒤는 사진처럼 거의 싸이코패스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어렵고 어려운 시대라지만 살인은 안됩니다 여러분.





+
설득력 강한 연출력 덕분에 차기작이 기대되는 신예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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