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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26. 2016

쵸코크림롤스 1집 앨범리뷰

1. 굿바이
2. 클라크
3. 외박
4. sail away
5. 누구
6. 꽃
7. 앗뜨거
8. miss 유
9. 산책
10. yesterday
11. 압박



자우림의 기타리스트 이선규를 중심으로 역시 자우림의 베이시스트 김진만, 지금은 기억에서 지워져버린 퍼니파우더의 이승복이 함께 만든 프로젝트 밴드 초코크림롤스의 데뷔 앨범.

이선규가 자우림을 하기 전, 홍대 클럽에서 꾸려나갔던 동명의 밴드를 멤버를 재정비 해 다시 만들었다. 물론 밴드명은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Creedence Clearwater Revival, 줄여서 ccr) 을 흉내내어 지은 티가 팍팍 나지만 음악적인 면에서 보면 꽤 좋았던 기억이다. 이미 나이가 좀 있으니 스쿨밴드틱하진 않지만 그래도 밴드 구성원의 구도(기타하나, 베이스 하나, 드럼 하나 끝)라던지 그들이 들려준 음악이라던지 약간 인스턴트 냄새가 나면서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짐짓 우울하고 나른하지만 한편으론 가볍기도 한 어떤 매력 같은게 있다. 사실 자우림의 사이드 프로젝트의 일환인 형식으로 재조직된 초코크림롤스였다. 김윤아는 솔로로, 이선규와 김진만은 초코크림롤스로, 드러머 구태훈은 자신의 동료와 더블 드라이버(맞나?)로 각각 활동할 계획이었지만 어느 자우림 콘서트 현장에서 '자신들의 콘서트에 자신들이 게스트' 라는 비난을 십분 반영한 모양인지 구태훈의 프로젝트는 사라져버린채 김윤아 솔로와 초코크림롤스만 존재하게 되었다.


굿바이
플레이버튼은 누르면 갑자기 시작하는 음악 떄문에 언제나 깜짝 놀라게 되는 트랙.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한 청년의 초라한 이별노래(나는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굿바이- 난 괜찮아)다.

클라크
누구나 다 아는 슈퍼맨의 노래다(슈퍼맨의 인간 이름은 클라크). 평소엔 소심한 기자인 클라크의 애환이 섞인 노래로, '사실 난 하늘을 날 수 있지. 하지만 그녀는 날 똥보듯이' , '(짝사랑하는 그녀에게)말할까, 말해 버릴까', '하늘을 날다보면 눈물이' 같은, 슈퍼맨의 어쩔 수 없는 이중적인 삶에 대한 슬픔을 촌철살인적인 가사로 풀어낸, 아주 매력인 곡이다. 하지만 나같아도 클라크보단 슈퍼맨을 사랑할 것 같다. 이 곡이 타이틀 곡이었다.

외박
의욕없는 이선규의 보컬이 칼칼하지만 나긋한 사운드와 잘 어울려 듣다보면 잠이 올것만 같은 곡이다. 사랑하는 그녀가 자기 몰래 외박을 한건가.

sail away
성의없어 보이는 이선규의 보컬이 아련한 가사와 맞물려 슬픔을 자아내는 곡. 비트도 아주 차분하고 징징거리는 기타도 좋다. 

누구
이선규의 목소리가 조금 더 부드러웠더라면 다정한 블루스곡이 될 수 있었던 곡. 대체로 듣기 무난하다.


실제로 김윤아를 겨낭해서(!)쓴 곡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던 곡. 클라크이후로 그나마 가장 발랄한 곡이다. 아마 두번째 타이틀곡으로 했어도 꽤 좋은 반응을 받을 수 있었을법 했던 곡. 멜로디가 좋다.

앗뜨거
미쿡을 겨냥해서 대놓고 비아냥 거렸다는 이유로 방솜 금지를 받았던 곡. '미국 사람은 돈도 많아서 좋겠네~, 뜨거운 맛은 아직 모르지~', '미국 가며는 미국 사람이 되나요~, 미국 가며는 정의의 심판을 받나요~' 같은 유익한 가사가 넘친다.

miss 유
단순한 박자의 세레나데 곡. 후렴구가 끝나고 절규하는듯한 보컬이 청자를 뜨악하게 만드는 곡.

산책
앨범에 몇 없는 발랄한 곡으로, 곡에 등장하는 여러 화자들의 시각에서 다각적인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는 묘한 곡. 얼핏들으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건지 모른다는게 단점.

yesterday
'yesterday~ 좋은 노래지만~' 하며 시작하는 곡. 그렇다고 비틀즈의 동명의 곡에 바치는 오마쥬형식의 곡은 아니다. 역시나 의도한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른함이 특색이다.

압박
건조한 드럼비트와 확성기로 부른듯한 이선규의 보컬과 가사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트랙. 가사대로 계속 듣다보면 정말 머리가 아파질것 같은 곡이다. 이 곡이 끝나면 miss 유 를 거꾸로 돌린 듯한 사운드가 등장하는데 왜 넣었는지는 이선규 본인만 알 것이다.




자우림의 제 2의 보컬리스트(!)인 이선규는 계속 이 프로젝트를 끌고 나갔었으면 좋았을텐데 지금 돌이켜보면 많이 아쉽다. 분명히 아직도 초코크림롤스 같은 음악을 하는 밴드는 없고, 그들은 특색을 갖추고 있는게 분명하다. 아마도.


추천곡은
꽃, 산책, 외박, 클라크,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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