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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2. 2016

사도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허공으로 날아간 저 화살이 얼마나 떳떳하냐















잘하자.
자식이 잘해야 애비가 산다.

















슬픈 가족사.


영화 '왕의 남자' 이후로 사극전문(?) 감독이 된 이준익 감독의 신작이다.


제작단계에서부터 영조역에 송강호,
사도세자역에 유아인이 캐스팅 되어 적지않은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는데,
대본 리딩이 아니라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듯한 프로모션 컷 하나로 많은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강호횽님 표정보소.jpg


그만큼 두 배우의 엄청난 시너지에 나머지 모든 것들이 다
뭉개져버리고 마는 영화다.


왕가의 사람들이 입는 '용포' 의 디자인이 다른 영화들에서 보다 멋지고 기품이 날정도로 예뻤는데
무슨 밥먹듯(?) 사극을 찍는 이준익 감독은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언뜻언뜻 스치기만 한다.
(여성들의 옷고름 또한 너무 아름다웠는데 인물에만 카메라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내용은 한국인이라면 익히 아는,
몰라도 검색 한번이면 어디선가 들어본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한 영조가문의 이야기라서 영화는 문제의 8일 중 첫번째 날부터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알고있는 이야기라 구조를 일부러 그렇게 한거 같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극의 흐름은 두시간이라는 런닝타임이 아깝지 않을정도로 세밀하게 짜여져있다.
이만큼 집중력있게 만들면 상영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절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지.


본 영화는 추석시즌을 살짝 비껴 개봉했는데
아무래도 극이 지닌 어두운 색채덕분인듯.


여름시즌만큼 한국 극장가에서 끝내주는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시즌이 바로 추석인데,
올 추석시즌엔 비수기인 해외 영화들을 제칠 심산으로 국내 영화판에선
'서부전선' 과 '탐정' 으로 쌍끌이를 할 생각인가?
그냥 둘 다 '에베레스트' 와 '인턴' 에 보기좋게 발렸으면 좋겠다.
설경구의 설득력은 이제는 괴리감이 너무 크고,
탐정물에 되도 않는 코미디는 볼만큼 봤잖아?


어쨌든
진지하다못해 짓눌릴지경의 영화다.
사도는.
(중간 송강호횽님 특유의 어투와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나만 웃음)


그래도 역사 속으로 파고 들어가
왕가의 속살을 한꺼풀 벗겨낸 느낌의 영화.
(옛날 우리 왕들은 신적인 존재여서 영국처럼 지금도 왕가가 존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샹노무 일본 개새끼들덕분에 강제로 없어졌지만)







+
송강호는 나이가 들수록 연기가 무르익어가니 그렇다 치고,
올해는 유아인이라는 배우의 성장기를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베테랑과 본작)
앞으로 믿고 보게되는 배우가 될거같다.


그 외의 등장인물들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다들 멋있었고,
애초에 송강호와 유아인에 가려져 문근영이 등장하는줄도 몰랐는데 근 5년만에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어서 또 좋았다.




++
마지막으로 정순왕후역의 서예지.




본작에서 처음 봤는데
첫등장엔 무슨 고경표 여동생인줄..


나만 닮았다고 느끼는겨?.jpg


실제로 '감자별' 이라는 시트콤에선 둘이 티격태격하는 남매사이로도 나왔었다고..
(오르막길에서 돈뭉치 던지고 싸우던애들이 너희였구나)


지금이랑 얼굴이 좀 다른데?.jpg


빅뱅의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뮤직 비디오에서 지드래곤의 상대역을 맡아 인기몰이중이라던데(그딴건 안봄),
아무튼 묘한 분위기의 이런 배우가 좋다.




+++
워낙 진지하고 어두운 영화라 앞으로의 큰 흥행은 모르겠지만 간만에 또 역사를 찾아보게 되는 진중한 영화가 나와서 반갑다.
(올 가을 한국 멜로는 '뷰티 인사이드' 하나인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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