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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3. 2016

런던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man up

-아.. 걸렸네요. 지갑 안에 예전 여자친구 사진을 가지고 다니나 봐요.

-아니요, 제 여동생이에요.

-오 엄청 예쁘네요. 장담하건데 꽃미남들은 전부 그녀 차지가 확실해요.

-그녀는 죽었어요.

-와우, 너무 잘 되가는데.        



                         

당신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당신의 삶을 망치는 중이다

(남들의 삶까지...)                     



            





어쨌든 원하는대로 살 수는 있지만

곧 알게 될거야

전문직을 니가 얻지 못할때

곧 다른 곡을 부르게 될 거라는걸

일단 쏴버려

질문은 나중에 해

일단 쏴버려

질문은 나중에 해

니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든지 무엇을 찾든지

그건 중요하지 않아

너 자신을 어둠속에서 나오게 하는게 좋을거야

일단 쏴버려

질문은 나중에 해       




                         

도전해라

기회를 잡아라

허벅지를 튼튼하게 하자

더욱 일탈을 하자

프랑스어를 배우자

요리를 더 하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더 잘 이해하자

삶과 싸워라

검정바지세탁                                 

저기, 있잖아. 새 주문을 만들자.

루저같은 짓 그만하기.               




                  

-두 토끼씨는 지금 등급이 어떻게 되요?

-등급?

-네, 성적으로요. 잭하고 나는 여전히 포르노 랜드에 있어서요.

-포르노 랜드?

-내가 설명해도 돼?

-제발 그래줘.

-아시다시피 여자가 처음에 남자랑 자기 시작할땐 포르노 배우처럼 행동하죠. 맞나요? 잭하고 나는, 뭐든지 해요. 종교 레즈비언, 다리 밑에서 저녁식사, 'b' 지역 가이드 투어, 그곳이 어딘지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잭은 알고있죠. 자기가 하자고 했는데 내가 "그건 도저히 못하겠어" 라고 했던거 기억 나? 근데 자기가 "어서, 도전해봐" 그랬잖아.

-내가?

-전 "정말 꽤 무섭잖아" 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아무것도 볼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맙소사, 자기가 갑자기 날 뒤집으니까... "제발 멈추지 말아줘" 라고 느끼게 됐지. "잭, 제발 멈추지 말아줘, 멈추지 마, 잭, 하던걸 계속해, 잭. 고마워, 방금 너무 좋았어, 잭" 그리곤 당신들같이 "와우, 우리 섹스라이프는 항상 포르노필름처럼 되는건가" 가 된거죠. 6개월이 지나면, 여자들은 18세 이용가로 수위가 낮아지고 그러다 아마도 15세가 되면, 그냥 목욕하는 경우만 빠른 69를 하고, 그 다음 갑자기 보호자 동반 등급이 되면 타탄무늬 파자마를 입고 '정상 체위' 에 대해 말할 수 있기도 전에 '잘자' 라는 말을 계속 연장할 뿐인 관계가 되는거죠.    





-그거 아주 멋진 이론인데?

-고마워. 하지만 어떨지 알잖아 잭? 난 정말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더 길게 포르노 랜드에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이론이 하나 있어.

-그래? 뭔데?

-만약 여자를 데리고 집에 돌아왔는데 섹스하는걸 원치 않는다고 그냥 천천히 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 여자는 아래로 내려갈게 확실해.

-블로우 잡의 역설이구나

-블로우 잡의 역설!                                 





-손이 내 엉덩이로 내려가고 있는데?

-미안, 옛날부터 습관이라.                   




              

-그녀는 저기서 행복하게 자기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데 나는.. 나는 견디고만 있으니.

-첫째, 정확하게 '행복' 하다고는 말할 수 없어. 그리고 둘째, 다시 말해서 저 여자에게 매달리고 있는건 아니잖아. 당신은 지금 당신 감정에 매달리고 있는 중이야. 그런 감정들은 지나갈거야. 장담할게. 다시 말하면, 내 말이 틀렸을거야. 아마 24살 여자와의 데이트가 정확하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걸꺼야. 그 여자들은 쌓인거 없이 행동할 거야. 무슨 말이냐면, 젠장 나는 쌓인게 한도초과인데, 4년동안 싱글이야 빌어먹을 4년동안. 그 전에는 내 인생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남자와 6년 사귀었는데, 난데없이 그만 끝내자고 하더니 자아성찰하러 중국에 가고 싶다고 했었어. 그러더니 6개월 후에 런던의 셰퍼드 부시에서 다른 여자랑 동거하면서 자아를 찾았더라고. 이젠 극복했지만.

-그래 극복한것처럼 보이네.

-솔직하게 극복할 수 없을거라고 확신이 드는게 한가지 있어.

-뭔데?

-그 남자.. 자기 아이튠즈에서 나를 인증해제 했더라고.

-뭐라고? 그런 용서할 수 없는 짓을.                                 





-지금은 감정의 퍼즐조각처럼 됐지만 당신 스스로 다시 맞출 수 있을거야. 알고 있겠지만, 구석부터 시작해. 파란 조각들을 찾아서.

-'파란 조각들' 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건데?       




                          



점심은 겁쟁이들이나 먹는거지.

친구가 필요하면, 개를 키워.           




                      







여기서 나는 또 다시 나 혼자이기 때문에

내가 아는 단 하나의 길을 내려가고 있지

떠돌이처럼 나는 혼자 걷기위해 태어났어

그래서 나는 결심을 했어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을거라고

나는 구조대가 필요한 또 다른 심장

사랑의 달콤한 자선활동을 기다리고 있어

내 인생의 남은 날들 동안 견뎌낼거야

난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으니까

쓸쓸한 꿈의 거리를 따라서 걷기위해

여기서 나는 또 다시 나 혼자이기 때문에

내가 아는 단 하나의 길을 내려가고 있지

떠돌이처럼 나는 혼자 걷기위해 태어났어

그래서 나는 결심을 했어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을거라고

하지만 나는 다시 시작할거야

시작할거야                      





           

fuck the past                                   





















사이먼 페그횽이 나와서 본 영화.  



내가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꽤 단순하다.

봉준호, 크리스토퍼 놀란 등의 감독 이름만 보고 고르는 경우와 송강호, 황정민, 류승범, 김혜수, 앤 헤서웨이, 짐 캐리, 조니 뎁 등의 배우 이름만 보고 고르는 경우.

(가끔 시나리오나 소재에 끌려 보기도 하지만)

남자 배우들, 특히 외국 남자 배우들의 네임벨류는 나에게 영화를 고르는데에 그닥 영향을 미치지 않는 편이지만

스티브 카렐이라던지 사이먼 페그, 샬토 코플리 등의 마이너한(?)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반드시 챙겨보는 편이다.  



이 영화도 단순히 사이먼 페그횽이 주연으로 나와서 보게 됐지만

꽤 재미있는 영화다. 



영화의 주 내용은,  

매번 실패하는 연애에 어느덧 연애지수 제로가 되어버린 ‘낸시’는
 부모님 결혼기념일 파티에 가던 중 우연히 만난 ‘잭’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낸시는 얼떨결에 잭의 가짜 소개팅녀 행세를 하게 되고,
 두 사람은 런던에서 생애 최고의 유쾌한 데이트를 즐긴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낸시 앞에 나타난 옛 친구덕분에
 거짓말로 시작된 데이트는 위기를 맞게 되는데..  


..라고 합니다.  



국내에 수입된 제목은, '런던시계탑 밑에서 사랑을 찾을 확률' 로

독특하지만 또 되도않는 제목 변경질이구나 싶었는데

제목을 지은 사람이 아마 이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본 모양이다.

원제인 '맨 업(man up)' 보다 국내의 제목이 제대로 어울리는 영화니까.  


작년 기준으로 서른 네살인 낸시가 정말 우연치 않게 제시카의 소개팅남을 가로챈다는 내용의 영화인데,

영화 초반부 낸시 스스로 밝힌 '삼십대 중반의 서러운 싱글 루저' 라는 자신의 현재의 아이덴티티가

운명의 상대를 만났을 때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지 잘 보여주는 영화다.  

의도적으로 그닥 꽃미녀가 아닌 여배우(레이크 벨) 를 사이몬 페그횽의 짝으로 낙점한것 같은데 극 후반부로 갈수록 굉장한 매력을 보여준다.

(특히 외투를 벗으니 사이몬횽의 눈빛부터 달라지던...-남자는 다 똑같음)  

중년의 위기에 놓여있는 잭의 앞에 나타난 전처 커플을 보고 의기소침해 있는 잭에게 용기도 주고

원래 잭의 소개팅 상대였던 제시카라는 24살의 아가씨에게 잭을 다시 돌려 보내기도 한다. 바보처럼.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이기도 하지만

연애를 오랫동안 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주는 영화다.   


소재 자체가 '소개팅' 이라는 큰 틀로 시작되는 덕에

소개팅으로도 완벽한 운명의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이 세상 모든 싱글들에게 전해주기도 하고

남자들의 한결같은 '젊은 여자' 를 기본적으로 좋아하는 생물학적 특성을 잘 보여주며

그 환상도 철저하게 깨부수는 강점도 나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중간중간 등장하는 노래들을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짠게 아닐까 하는 명곡들도 등장하니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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