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giovinezza, youth
저 산을 봐.
젋었을 때는 이렇게 모든게 가까워 보여.
미래니까.
반대로 이렇게 봐봐.
늙으면 모든게 이렇게 멀어 보여.
과거니까.
사람은 아름답거나 추해.
이도저도 아니면 그냥 귀여운거야.
늙는다는건 무엇일까.
이젠 중후함보다 '노인'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마이클 케인의 영화다.
은퇴를 선언한 세계적인 지휘자 '프레드 밸린저(마이클 케인)' 가 휴가를 위해 스위스의 고급 호텔을 찾고, 그 안에서 여러 인간군상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일단 이 영화는 굉장히 불친절하다.
예고편과 홍보 글귀로 보여주는 '늙어감의 잔잔한 감동' 을 감독은 관객에게 떠먹여주지 않는다.
마이클과 그의 오랜 친구인 영화감독 '믹(하비 케이틀)' 을 기점으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하루하루 '유작' 운운하며 마지막 영화가 될 시나리오를 젊은 작가들과 함께 집필하면서 자신의 온 열정을 쏟아 부으며 사는 믹에 비해
마이클은 병든 아내만을 하염없이 그리워 하며
'이제 음악은 절대 하지 않는다'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면서 호텔에 딸린 여러 서비스 시설들만 이용하는게 살아가는 낙이다.
두 노장은 결코 과거를 쫓지 않는다.
인생이 늘 그렇듯 현재를 살며 미래를 내다보는데
그 미래가 나이를 먹어갈 수록 확연히 어두워져만(혹은 젊은 시절때 보다 더 보이지 않는) 가는게 마이클의 현재이고
어떻게든 멋진 작품 하나 만들고 가려고 발버둥 치는게 믹의 현재다.
현재의 벽에 가로막혔을 때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던지 하는게 젋은시절때와 비교하면
굉장히 줄어듦에 탄식하고 아파한다.
나머지 등장인물들의 나이는 저 두 사람보다 약간부터 많이까지 젊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는 강점을 지녔기에
굳이 극에서 비중을 크게 두지 않은 점이 핵심이다.
그래서 영화가 약간은 중구난방이다.
이해가 안되는 지점도 꽤 있고,
은유와 절제가 너무 많이 들어있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지점은
지난 현재(과거) 를 살아본 늙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을 여러 텍스트들로 풀어놓은 것들과
더불어 마이클이 왜 더이상 '심플송' 을 지휘하지 않는지 정도.
(수미조는 여전히 외화에서 한국인을 정식으로 출연시키면 약간 이질감이 느껴져서 당연히 대역인줄 알았다)
얼굴이 꽤 변하신듯.jpg
+
극 초반부,
늙은이들은 내려가고 젊은이들은 자꾸만 올라가는 씬들이 꽤 인상깊었다.
계단, 엘리베이터, 산 등 쉴새없이 내려가고 올라간다.
++
뻔하게 가는게 무턱대고 장황한 씬 배치보다 더 좋을 때도 있는 법이다.
늘 느끼는 거지만 예술은 참 어렵다.
+++
영화 '리틀 미스 선샤인' 에서 자신의 가족들에게 찌질한 패배자들이라고 울부짖던 벙어리(?) 오빠역을 맡은 폴 다노가 나와
미친듯이 상업적으로만 흐르는 영화판의 현실을 비꼬며 은근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아마 트랜스포머 초반 3부작의 주인공이었던 샤이아라보프의 캐스팅이 불발돼, 그나마 실루엣이 약간 닮은 폴 다노를 영입한게 아닐까.
아, 그리고 마라도나는 오마쥬란다.
++++
유스의 국내용 포스터와
해외용 포스터
해외용 포스터로 국내에서 프로모션 했다면
관객수가 더 오르지 않았으려나?
거의 19금 영화인데 15세인게 신기.
(이웃집에 신이산다는 왜 19금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