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and new testament
인생은 스케이트장이야. 수많은 사람들이 넘어지거든.
-아이는 커서 뭐가 되나요?
-어른
-어른은 뭐가 되죠?
-아이를 낳던가 하겠지.
죽으면 아무것도 없어요. 여기가 천국이에요.
벨기에-프랑스-룩셈부르크에서 날아온 이상한 '신(神)' 영화.
소소한 코미디다.
이미 pc버젼은 떠 있는 상태지만 예고편을 처음 봤을때부터 소재가 끌렸던 영화다.
무엇보다, 국내용 포스터가 참 마음에 들었다.
딱 봐도 알콜 중독자스러운, 업무에 쳐박혀 사는 듯한 모습의 신이다.
이 영화에서 신은 예수가 아니라 절대자, 모든 것들의 창조자, 'GOD(내 블로그에서 내가 직접 기입하는 포스트들은 암묵적으로 대문자는 잘 사용하지 않는 주의인데 본 영화가 거의 처음일 듯)' 으로 나온다.
당연히 예수의 아버지다.
재미있는건 '여신' 과 결혼(?) 해, 가정을 꾸리고 독생자였던 예수 뒤로 막내 딸이 존재한다는 것.
집안에서 10년동안 거의 감금당하다시피 살아온 신의 딸, '에아(필리 그로인)' 가 아버지의 인성과 폭력, 언행에 못이겨 가출을 해, 예수의 12사도를 이을 새로운 6사도를 찾는다는 내용의 영화다.
(예고편에 나온대로 물론 인류에게 문자로 남은 수명을 전송하기도 하고-핸드폰 사용자 한정-)
영화는 그 여섯명을 찾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게 전부다.
그래서 기대했던것 만큼 좀 더 과감하게 '비틂' 을 보여주지 않고 딱. 거기에서 끝나버린다.
영화 '도그마' 같은 참신한 블랙코미디를 보여줄 줄 알았지 나는.
그나마 참신한건 자신의 '죽음' 을 알게된 인류의 변해버린 태도와
여섯 사도의 정체성들.
여섯명이 다 하나같이 사회부적응자들이다.
첫번째사도 - 자신의 결함때문에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 오렐리.
(테마음악 :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아리아 '울게 하소서')
두번째 사도 - 죽음의 시간을 알게된 뒤 '모험' 을 꿈꾸는 일에 미쳐사는 사업가 장 클로드.
(테마음악 : 장 필립 라모 '새들이 부르는 소리')
세번째 사도 - 소년시절 해변가에서 본 여성의 몸에 빠져 성도착자가 되어버린 마크.
(테마음악 : 헨리 퍼셀의 '오 고독이여')
네번째 사도 - 인류가 '죽음' 의 시간을 알게된 뒤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된 생명보험회사 직원이자 암살자인 프랑수와.
(테마음악 :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다섯번째 사도 - 부유하지만 외로운 생활덕에 고릴라를 사랑하게된 마르틴.
(테마음악 : 서커스 음악 - 율리우스 푸치크의 '검투사의 입장')
여섯번째 사도 - 어머니의 극진한 조심성 덕분에 더 병약해진, 여자가 되기를 꿈꾸는 소년 윌리.
(테마음악 : 샤를르 트레네의 '바다')
다 어딘가 조금 일그러진 인물들인데
지금을 살고있는 현대인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사도들이다.
(선발은 아빠 서랍에 있던 수억의 네임카드들 중 랜덤임)
인류의 '종말' 이라는 거창함보다는 개인의 '죽음' 에 초점을 맞춘 소재덕에
에아가 집필하고자했던 새로운 '성경(testament)' 역시 거창하지 못하다(아무래도 열살짜리 여자아이니까).
에아는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고독하게 살아가는 저 여섯명에게 나름의 '구원' 을 주러 지상으로 내려온게 아닐까.
꼭 극장에서 보지 않아도 됐을법한 소소한 영화다.
(자막을 빨리 구했다면 극장에서 안봤을텐데..)
+
에아로 나온 어린 여배우, 필리 그로인의 미래가 기대된다.
(정말 '신의 딸' 이라는 역할에 걸맞게 너무 예쁨)
어느날 다 커서 프랑스 영화에 뿅. 하고 나타나겠지.
(마리온 꼬띠아르가 주연을 맡았던 작은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으로 데뷔. 영화 고르는 안목보소)
++
이 영화는 쿠키영상이 들어있는데
예고편에 가장 눈에 띄게 나온 '남은 수명을 확인하는' 청년이 또 나온다.
이번엔 자신의 몸에 폭탄을 둘렀는데, 결과는 직접 보시길.
(굳이 안봐도 됢)
+++
영화의 감독인 '자코 반 도마엘(jaco van dormael)' 의 흥행작이었던 '제 8요일' 의 '파스칼 뒤켄' 이 극 초반부에 스치듯 지나간다.
(좀 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