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식을 사랑으로 세상에 내보내 주지만,
아빠는 자신의 인생을 거부당함으로써 자식을 내보낸다.
'엄마같이 안 살거야. 아빠같이 안 살거야.' 라는 말이
그렇게 나쁜 말은 아닌것 같아.
이성민 아찌의 로드무비.
감정이 없는 로봇과 붙여 놓아도 원톱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이성민 이라는 배우가 지닌 힘으로 밀고나가는 영화다.
인공위성에 붙어, 세계의 거의 모든 통화내용을 도청-감시-녹음하는 로봇이 한국 인근 해역에 불시착해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다는
지극히 판타지 스러운 소재를 지녔다.
2003년 대구에서 있었던 비극 하나를 가지고 이정도로 이야기를 넓혀가는 제작진의 노고가 빛을 발한다.
영화는 실종된 딸(유주, 채수빈) 을 찾기위해 아버지인 이성민(해관) 아찌가 마치 수사를 하듯
로봇, '소리(심은경)' 와 함께 퍼즐을 풀어가는 구조를 지녔는데
엔딩까지 절대 한국 특유의 신파조로 풀어내지 않아서 굉장히 볼만했다.
판타지와 실화를 어떻게 엮을까 하는 우려도
국정원 요원 역의 이희준(진호) 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박사 역으로 나온 이하늬(지연) 의 등장으로 매끄럽게 해소한다.
(특히 이하늬는 단지 영어 때문에 캐스팅된듯. 이희준은 좀 더 악독했으면 좋았을텐데)
딸과 아빠가 보면 참 좋을 이야기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꿈 많은 자녀에게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충고로 다소 꼰대같은 말을 하는 아버지가 이제는 조금 이해가 간다.
유주의 엄마역으로 나온 전혜진이 뱉은 맨 위의 대사가 진짜..
ㅠㅠ
+
로봇의 디자인은 스타워즈의 r2d2를 슬쩍 닮았지만
표절시비는 없을 듯.
얘는 지 힘으로 이동이 어려운께.